[미디어펜=석명 기자] 장현수(FC도쿄)가 축구팬들의 심장을 두 번이나 철렁하게 만들었다. 한 번은 거의 골을 넣을 뻔한 슛으로, 한 번은 거의 골을 내줄 뻔한 실수에 의해서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끈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칠레와 평가전을 치러 0-0으로 비겼다. 앞선 7일 코스타리카전에서 2-0 승리를 거둔 것처럼 화끈한 경기를 펼치지는 못했지만 칠레가 FIFA 랭킹 12위 강팀인 점을 강안하면 나름 선전한 경기였다.

그런데 중앙 수비로 선발 출전한 장현수가 이날 두 번이나 '일을 저지를' 뻔해 팬들을 두 번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23분, 한국이 코너킥 찬스를 얻었다. 손흥민이 키커로 나서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렸고, 한 선수가 수비 사이를 뚫고 솟아올라 강하고 정확한 헤딩슛을 했다. 볼은 칠레 골문 오른쪽으로 향했다. 거의 골처럼 보였으나 골대를 스치듯 지나가며 옆으로 빠져나갔다. 이날 경기 한국의 슛 가운데 가장 골에 근접했고, 아쉬웠던 장면이었다.

0-0으로 경기가 거의 끝나가던 후반 추가시간. 3분의 추가시간마저 거의 다 흘러가 그대로 무승부로 마감되는가 했던 순간, 장현수가 깜짝 놀랄 장면을 또 한 번 연출했다. 이번에는 장현수의 실책이 관중들을 얼어붙게 했다. 

볼을 잡은 장현수는 골키퍼를 향해 백패스를 시도했다. 그런데 이 패스가 너무 약했다. 공을 가로챈 칠레의 디에고 발데스가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기회를 잡았다. 발데스는 김진현 골키퍼까지 제쳤으나 노마크에서 찬 볼이 빗맞아 크로스바를 넘어가고 말았다. 발데스의 슛이 조금만 정확했어도 한국은 0-1 패배였다. 그만큼 장현수의 실책은 치명적이었다.

더군다나 발데스는 이틀 전 한국 팬을 향해 손으로 눈을 찢는 동양인 비하 행동을 해 물의를 빚었던 선수다. 장현수의 실책이 발데스의 결승골로 연결됐더라면 상당한 후폭풍이 있었을 것이다.

장현수는 견실한 수비수이긴 하지만 러시아 월드컵에서 잇따른 실수로 스웨덴, 멕시코전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바 있다. 이날 칠레전에서는 멋진 헤딩슛도 선보이고 괜찮게 수비를 해오다 막판 또 아찔한 실수를 범하며 또 곱지않은 시선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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