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 '벤투호'가 좋은 출발을 했다. 코스타리카, 칠레를 상대로 한 평가전에서 1승 1무의 결과를 냈으니 성공적이었고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한국대표팀은 7일 코스타리카에 2-0 승리를 거뒀고 11일 만난 칠레와는 0-0으로 비겼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처음 대표팀을 소집해 데뷔전을 치른 것치고는 상당한 성과를 낸 2연전이었다.

축구팬들은 이번 대표팀 경기에 최근 보기 드물게 열광적인 성원을 보내줬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16강 목표를 이루지 못해 대표팀을 향한 시선이 차가워져 있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이 어려운 고비를 헤쳐나가며 금메달 감동을 선사하면서 축구 열기에 다시 불을 지폈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월드컵에 이어 아시안게임에서도 좋은 활약을 한 손흥민 이승우 황희찬 등 스타들과 아시안게임 9골로 대표팀의 새로운 골잡이로 떠오른 황의조가 모두 대표팀에 합류했고, 이들의 인기가 더 뜨거운 성원을 이끌어냈다.

또한 새로 한국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벤투 감독의 축구 색깔에 대한 관심도 컸다.

벤투호 1기 대표팀이 무패로 2연전을 마친 것이 무엇보다 고무적이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57위 한국이 32위 코스타리카를 두 골 차로 꺾고, 12위 칠레에 크게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보인 것은 홈경기의 이점을 감안하더라도 분명 칭찬받아 마땅하다.

벤투 감독은 선수 파악을 하기에도 턱없이 짧은 시간밖에 없었지만 두 경기를 통해 확실하게 자신만의 스타일을 드러냈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세계 축구의 주류 흐름이 된 '압박축구'에서 뒤처지지 않으려고 공을 들이는 모습이 엿보였다. 두 경기 모두 선수들은 전방에서든 후방에서든 강한 압박을 하며 주도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애썼다.

수비에서부터 빌드업을 해가며 전체적인 전형의 틀을 유지한 채 공격과 수비를 하는 벤투 감독의 스타일을 선수들이 비교적 무난하게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했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대표팀 에이스 손흥민은 이번 2연전을 통해 '캡틴' 이미지도 굳혔다. 아시안게임에서 쌓인 피로에도 두 경기 모두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차원이 다른 플레이와 개인기로 팀의 중심이 돼줬다. 벤투호 출항과 함께 주장으로 선임된 손흥민은 앞으로 대표팀이 더 큰 그림을 그리는데 바탕색이 되고 마지막 '화룡점정'까지 할 수 있는 능력자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코스타리카전에서 전반 페널티킥을 유도하고 후반 쐐기골을 넣은 남태희, 황의조와 원톱 경쟁을 펼친 지동원 등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했던 선수들이 절치부심한 모습을 보인 점도 좋았다. 황인범 등 아시안게임을 통해 A대표팀 멤버로 발돋움한 선수들이 경험을 쌓으며 새로운 경쟁을 알린 것도 희망적이었다.

물론 칠레전 경기종료 직전 장현수의 백패스 실수에 의한 아찔했던 장면이나 강팀을 상대하며 밀리는 경기를 할 때 어떤 해결책으로 맞설 것인지 등 보완해야 할 숙제도 받았다.  

고양종합운동장과 수원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웠던 축구팬들의 열기와 함께 한국 축구대표팀 벤투호는 출항의 힘찬 뱃고동 소리를 울렸다. 

대표팀은 10월 A매치 기간 우루과이(10월 12일), 파나마(10월 16일)와 평가전이 예정되어 있다. 축구팬들에게 지금 '대표팀 경기 즐길 준비 돼 있나요'라고 물으면 "준비됐어요~"라는 큰소리의 대답을 들을 것 같은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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