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외국인투수 펠릭스 듀브론트를 전격적으로 방출했다.

롯데 구단은 12일 두산과의 잠실 홈경기를 앞두고 "펠릭스 듀브론트를 웨이버 공시한다"고 밝혔다. 듀브론트는 이날 2군행 지시를 받았는데 이에 응하지 않고 구단과 면담을 가진 후 팀을 떠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듀브론트는 전날(11일) 두산전에 선발 등판했다가 3이닝도 못 마치고 2⅔이닝 7피안타(2홈런) 6실점한 후 조기 강판됐다. 선발이 일찍 무너진 롯데는 4-17로 두산에 대패하면서 4연패에 빠졌다.

롯데가 재계약 대상자였던 린드블럼(두산)과 협상이 결렬돼 올해 새로 영입한 외국인투수가 듀브론트였다. 메이저리그 경력의 좌완투수로 기대 속에 롯데 유니폼을 입은 듀브론트지만 기대에 못미쳤다. 25경기에 등판해 6승 9패 평균자책점 4.92의 성적을 냈다. 

   
▲ 사진=롯데 자이언츠


4월까지 6경기 등판에서 1승도 올리지 못하고 4연패로 부진한 출발을 한 듀브론트는 5월 이후 안정감을 찾으면서 한때 5연승을 거두는 등 제몫을 하는가 했지만 최근 다시 부진한 피칭이 이어졌다. 8월 이후 5경기 등판에서 승리 없이 3연패만 안았다. 특히 아시안게임 휴식기 후 두 경기 등판에서는 한화전(9월 5일) 3⅓이닝 6실점, 두산전(11일) 2⅔이닝 6실점으로 전혀 선발투수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팀의 원투펀치를 맡아줘야 할 외국인투수로서 퇴출당해도 할 말이 없는 최근 피칭 내용이었다.

하지만 방출 시점이 애매하다. 롯데는 최근 4연패에 빠지는 등 아시안게임 후 7경기에서 1승 6패로 가장 승률이 나쁘다. 순위는 8위로 떨어졌다.

5위 LG와 승차가 4.5게임으로 벌어져 따라잡기가 힘든 상황에 처했지만 아직 정규시즌이 24게임이나 남아 있다. 가을야구 희망을 포기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다.

없는 전력도 짜내 총력전을 펼쳐도 힘든 상황에서 외국인투수 한 명 없이 남은 시즌을 치르겠다는 것은 순위 경쟁의 뜻을 접겠다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 재계약이 힘들어졌다고 판단한 듀브론트가 전력을 다하지 않는다고 판단, 선수단에 경각심을 주는 차원에서 결단을 내린 의도라면 타이밍이 너무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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