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기관 "2019년부터 수요공급 균형 전망"... 선박 인도전 적자 줄여야
[미디어펜=최주영 기자]현대상선이 3분기 흑자전환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해운업계 시황이 내년부터 회복세에 접어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대상선은 오는 2020년 초대형 컨테이너선 인도 시까지 적자 폭을 최대한 좁히며 이탈 화주와 물동량 회복에 집중할 계획이다. 

1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최대 성수기인 3분기 시황은 소폭 오르지만 낮은 운임을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다.  

   
▲ 현대상선의 컨테이너선 /현대상선


실제로 올 상반기 평균 운임은 TEU당 102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하락했다. 양밍, 하팍로이드는 상반기 각각 1.7억 달러, 1.2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고 머스크와 NYK 등 글로벌 선사들은 이미 올 연간 실적을 하향 조정하고 나섰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은 2018년 상반기 평균 운임이 최소 1051달러 이상 되어야 기업의 손익을 맞출 것으로 전망했다. 

국적선사인 현대상선도 올 상반기 기준 369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오르고 운임은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이중고’에 시달린 탓이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2분기 평균 배럴당 49.7달러에서 올해 72.1달러로 큰 폭 오른 반면 같은 기간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856에서 754로 떨어졌다.

현대상선은 당초 올 3분기 물동량이 증가세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실적 개선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쳐왔다.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은 지난해 3분기 “운임이 받쳐주면 올해 3분기 정도 흑자전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돌발 변수가 많았다. 운임 상승의 원인이 선사의 항로축소를 통한 공급조절에서 기인하는 부분이 큰데 전년대비 선박 인도량이 크게 증가해 언제까지 공급 조절이 가능할지 불분명하다.
 
유가와 용선료 상승 등 대외여건으로 인해 운임 상승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운임이 전년수준을 유지하더라도 선사의 수익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도 관건이다. 글로벌 해운조사기관인 알파라이너는 미국의 대중 수입이 10% 감소하면 6.8%의 동북아 컨테이너 물동량이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해운분석기관들은 2021년까지 저시황 국면이 지속되며 2019년 이후 소폭의 운임상승세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현대상선이 강점을 지니고 있는 북미항로는 내년부터 수요와 공급의 격차가 완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유창근 사장은 최근 선주협회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신조가 나오는 2020년 2분기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때까지 운임이 회복돼 수익을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유 사장이 흑자전환 시기를 2020년부터로 언급한 이상 본격적인 수익 창출을 할 때까지 버티기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상선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대 확대는 2020년 2분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은 친환경 메가 컨테이너선 20척(2만3000TEU 12척, 1만4000TEU 8척)를 순차적으로 인도받을 예정이다.

오는 2020년 머스크와 MSC와 협약이 만료되는 만큼, 이 시기에 맞춰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인도받는다면 현대상선이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상선은 이달 중순이나 늦어도 10월 전까지는 해운재건을 담당하는 기관인 해양진흥공사 등 지원으로 예정대로 배를 발주해야 한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유가의 고공행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선사들이 출혈 경쟁을 지속하고 있어 시황 개선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예정대로 배를 발주하게 되면 신조가 나오는 2020년 2분기에는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