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최근 삼성증권이 때 아닌 매각설에 휩싸이면서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지주회사 전환을 준비 중인 우리은행이 비은행 부문 사업 강화에 따른 증권사 인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삼성증권이 매물로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삼성증권은 ‘근거 없는 매각설’로 일축하는 분위기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삼성증권에 대한 매각설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과 시기가 맞물리면서 더욱 많은 추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우리은행은 지주회사 전환 인가를 내달 중으로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내년 초면 지주사 전환을 할 수 있다.

   
▲ 사진=연합뉴스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은 그 자체로도 금융계 큰 이슈지만, 우리은행이 비은행 부문 사업 강화를 모색하면서 증권사 인수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역시 뜨거운 화제다. 전문가들은 우리은행이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증권사를 인수한 이후 자회사인 우리종합금융을 증권사로 전환시켜 합병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최근 증권사 매물로 거론되는 교보증권과 유안타증권 등의 합병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더욱 놀라운 점은 국내 3위권 대형 증권사인 삼성증권까지 매각설의 중심에 놓이게 됐다는 점이다.

이번 매각설은 삼성증권을 둘러싼 최근의 구설수와도 어느 정도 관계가 있다. 지난 봄 터진 배당사고 등이 ‘삼성’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시킨 데다 삼성그룹 내에서 이익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아울러 삼성증권의 최대 주주인 삼성생명에 대해서는 현재 ‘삼성전자 주식처분’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통과됐기 때문이다. 이 개정안에서는 금융사 대주주가 의결권 제한명령에 불복할 경우 ‘주식 처분명령’을 내릴 수 있는 근거가 신설됐다. 일각에서 삼성증권의 최대주주 자리에도 변동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아직은 ‘루머’ 수준의 이야기지만 국내 증권사 중 최선두권인 삼성증권이 매물로 나오는 상황은 이미 시장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올해 연결 기준 상반기 영업이익을 3120억원을 달성해 반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배당사고로 인한 100억원의 비용 계상, 연기금 거래중단 등 악재에도 고객예탁자산은 1분기보다 3조 9000억원 순유입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삼성증권은 이번에 불거진 매각설을 전면 부정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최근 매각설을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일축하면서 “근거가 턱없이 부족함에도 일단 매각설을 흘려 시장에 충격을 주고 각자의 인수·합병(M&A) 거래 상황에 변동을 가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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