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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3 부동산대책, '세금폭탄'으론 주택가격 안정화 어렵다
노무현 정부 시즌2…세 부담은 고스란히 임차인에 전가 가격 상승 부채질
승인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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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8-09-13 17:3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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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진권 경제평론가· 전 자유경제원장
정부가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13일 발표했다. 이번 정책의 핵심은 '수요규제'다. 주택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것인데, 수요를 억제해 가격을 떨어뜨리겠다는 발상을 담고 있다. 수요를 억제하는 수단은 '종합부동산세'다. 종합부동산세는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동안 납부하는 세금이다. 정부는 세 부담이 높아지면 주택수요가 떨어진다는 믿음 하에 이 같은 정책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주택수요를 두 가지로 단순 구분하고 있다. 하나는 실제 필요로 하는 수요인 '실수요'와, 투자에 따른 가격 상승분을 기대하며 구입한 '투기수요'다. 서울의 경우 주택을 두 채 이상을 보유한 세대를 '투기수요'로 규정했다.

또 한 채 소유자라고 해도, 고가 주택에 대해서는 필요한 실제수요를 넘어선 투기적 수요부분도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고가의 주택범위도 공시가격 9억 원 이상에서 6억 원 이상으로 범위를 넓혔다. 이로써 서울지역 대부분 주택은 종합부동산세 부과대상이 되고 말았다.

정부는 보유세인 종합부동산세를 높임으로써 수요를 억제하고, 그 결과로 주택가격이 떨어질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만약 인상된 종합부동산세 만큼 임대료를 올리면 종합부동산세 부담은 집 주인이 아닌 임차인에게 전가된다. 또 상승한 임대료만큼 주택가격이 상승될 가능성도 높다.

그럴 경우 종합부동산세는 수요규제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게 된다. 뿐만 아니라 정부 의도대로 세부담이 높아져 '투기수요'분 만큼 시장에 내놓는다면 가격은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전가시킨 채 시장에 내놓지 않을 경우, 주택가격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

다만 이렇게 갑자기 보유세 부담을 높이면 주택 수요자는 관망만 하고 있을 가능성도 높다. 갑작스런 정책으로 불확실성만 높아져 시장이 작동하지 않게 된다. 부동산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부동산 산업과 관련된 여러 관련 산업들에도 영향을 줘서 결과적으로 우리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주택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그러나 이번 정부안에는 수요규제에 대한 정책만 있을 뿐 공급확대를 위한 정책은 전무하다. 새롭게 신규택지를 개발한다고 언급 했지만, 주택공급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고, 수요가 원하는 공급지역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수요자들의 기대를 더 높여 줄 것이다.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높아짐에 따라 느끼는 경제적 손실보다, 주택가격 인상에 따른 경제적 이윤이 높다고 생각하면 주택수요는 떨어지지 않고 주택가격 또한 떨어지지 않게 되는 거다.

   
▲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1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시장 안정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심보균 행정안전부 차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동연 부총리, 최종구 금융위원장, 한승희 국세청장./사진=연합뉴스

전 세계 어디에도 세금으로 부동산 가격을 잡는데 성공한 국가는 없다. 아니, 보유세를 주택가격 인상을 막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나라 자체도 존재하지 않는다. 보유세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나라는 중앙정부가 아닌 지방정부라서 그렇다. 보유세가 필요한 이유는 지방정부의 재원확보 수단이고, 지방정부가 주는 많은 공공서비스 혜택에 대한 대가가 보유세이기 때문이다.

지방정부는 해당 지역의 주택가격이 상승한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가 없다. 가격이 상승하면 공급이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것이고, 지방정부는 공급규제만 풀어두면, 민간부문 공급을 통해 가격이 조정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보유세의 한 축인 종합부동산제를 중앙정부에서 만들고 집행하고 있다. 그러니 전국이 부동산 가격변화에 민감하고, 특정 지역에서 가격이 인상하면 지역 형평성 차원에서 주택가격의 격차는 타파해야 할 악으로 생각하고 있다.

종합부동산세제는 노무현 정부 때 만들어졌다. 그때도 지금처럼 고가 부동산 보유자에 대해 적대적이었다. 당시 노무현 정부는 이를 부분적으로 환수하는 차원에서 종합부동산세제를 새로 만들었다. 그 결과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가장 높았던 서울 강남지역의 주택가격이 최고로 올랐다.

노무현 정부 때 이미 실험한 종합부동산세제가 주택가격에 주는 효과는 자명하다. 보유세는 주택가격을 억제하지 않고, 오히려 인상시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정부 때의 실험을 또 다시 답습하고 있다. 주택수요를 실제수요와 가짜수요인 투기수요로 구분하는 것에서부터, 부동산 정책의 실패는 이미 예견된 것이다.

인간의 얼굴이 모두 다르듯이 수요도 사람마다 다 다르다. 진짜수요와 투기수요를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이분법적 상상적 수요를 통해 투기 수요꾼을 박살내는 전투적 정책 남용으로 인해 주택가격은 더욱 상승할 것이다. 물론 급격한 정책남발로 인해 당분간 주택시장은 전혀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문제는 그에 따른 모든 경제적 폐해는 모두 국민의 몫이다.

우리의 경제는 매우 어렵다. 모든 경제지표가 어렵다는 진단을 보여주는 현 상황에서 섣부른 수요규제 중심의 주택정책으로 인해 주택 뿐 아니라, 우리 경제는 더 어렵게 될 듯하다. /현진권 경제평론가· 전 자유경제원장
[현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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