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편 이슈로 각광받던 삼성그룹주가 최근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SK그룹주와 LG그룹주는 강세를 나타내고 있어 주목된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삼성그룹 계열사 17개사의 시가총액은 이달 들어 지난 20일 기준 20조8702억원 줄었다.

이같은 삼성그룹주 시총 급감은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이 주도한 것이다. 삼성전자 시총은 지난 5월30일 212조5529억원에서 지난 20일 191조6364억원으로 이번 달 들어 20조9165억원이 증발한 셈이다.

이밖에 삼성화재(3790억원), 삼성전기(3287억원), 삼성중공업(2078억원), 호텔신라(624억원) 등 9개사의 시총이 감소했다. 삼성SDI(6379억원), 삼성생명(2200억원) 등 7개사는 시총 규모가 커졌다.

삼성그룹주는 지난 5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건강 악화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 경영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 전망에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지배구조 이슈의 효력이 떨어진데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둔화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자 하락세로 돌아섰다.

반면 삼성그룹주가 주춤한 틈을 타 SK하이닉스를 필두로 한 SK그룹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SK그룹주 15개 계열사의 전체 시총은 이번 달 들어 5조899억원 불어났다.

특히 SK하이닉스는 디램(DRAM) 가격 상승 수혜에 힘 입어 이달 들어 시총이 3조7360억원 늘어났다. 지난 19일에는 종가 기준 5만700원을 기록하며 17년 만에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리딩투자증권 오상우 연구원은 SK하이닉스에 대해 "디램 업황 호조로 현금창출능력이 급격하게 개선되고 있으며 3D낸드(NAND)에 대한 샘플양산을 준비하고 있는 등 기술적인 부분과 투자규모 측면에서 충분한 준비가 돼가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5만6000원에서 6만5000원으로 상향했다.

약 21%의 SK하이닉스 지분을 보유한 SK텔레콤도 지분가치 상승이 호재로 작용했다. SK텔레콤의 시총은 이번 달 들어 1조6149억원 증가했다. SK텔레콤의 주가는 지난 20일 52주 최고가인 25만원까지 올랐다.

미래에셋증권 이학무 연구원은 "SK텔레콤의 기업가치에 SK하이닉스를 반영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했다"며 "정부의 강력한 규제 의지로 통신시장의 경쟁이 완화돼 통신사업의 수익성이 안정화 되는 상황이므로 SK하이닉스 지분에 대한 가치 반영은 더욱 유효하다"고 밝혔다.

한편 LG이노텍(4703억원), LG전자(2782억원) 등 정보기술(IT) 계열사들의 약진에 LG그룹주 전체 시총은 2조1685억원 늘어났다.

하나대투증권 김록호 연구원은 "휴대폰·부품 업종 내에서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상회하는 대형주는 LG이노텍과 LG전자일 것으로 전망되며, 실적 전망치는 지난 6주간 각각 5.3%, 1.4% 상향됐다"며 "삼성전자의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감소하면서 LG전자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