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휘발유 판매가 11주째 상승…연중 최고치 기록
국제유가, 원유 생산량 증가·신흥국 위기 등으로 하락
[미디어펜=나광호 기자]국내 기름값 상승세가 멈출 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1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전국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는 연중 최고치인 리터당 1633.3원으로, 지난 1월1일 대비 88.7원(5.7%) 올랐다. 서울이 1724.1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휘발유가 가장 저렴한 지역은 대구(1605.0원)로 나타났다.

상표별로는 SK에너지가 1650.8원으로 가장 비쌌으며, GS칼텍스(1635.3원)·현대오일뱅크(1625.8원)·에쓰오일(1625.6원)이 뒤를 이었다. 알뜰주유소는 1608.8원으로 집계됐다.

고급휘발유와 자동차용 경유 역시 각각 리터당 1917.7원과 1434.9원을 기록하면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자동차용 경유도 서울과 대구가 최고가(1526.9원)와 최저가(1409.8원)였으나, 고급휘발유의 경우 제주도가 2295.0원으로 가장 비싼 반면, 광주가 1810.9원으로 가장 낮았다.

   
▲ 국내 기름값이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사진=한국석유공사


국내 기름값은 통상적으로 국제유가 변동의 영향을 2~3개월 뒤에 받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올여름에는 국제유가의 등락과 무관하게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는 지난 2월 중순 저점을 찍은 뒤 반등해 5월 넷째주까지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상승한 이후 한 달간 가격이 소폭 하락한 상태로 유지됐다.

이에 따르면 지난달과 이번달에는 국내 기름값이 안정세를 유지했어야 하지만 국내에서는 기름값이 연이어 올랐다. 특히 휘발유와 자동차용 경유는 7월 1째주부터 이번주까지 11주 연속 상승했다.

업계는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최저임금 인상 및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유통비용 및 마진 악화를 꼽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저임금이 두 자릿수 증가하면서 주유소 수익성이 나빠졌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기름값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이 국내 기름값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사진=픽사베이


수익성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셀프 주유소로 전환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지만, 정부가 유류세 인상 카드를 꺼내면서 인건비 감축이 기름값에 반영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상황 가운데 미국의 이란 경제제재 및 미국 원유 재고 감소 등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국내 기름값이 하락세로 돌아서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3일 신흥국 경제 불안 및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 등으로 국제유가가 하락했으나, 전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는 브렌트유 선물가격이 한 때 80달러를 넘어서고 WTI 역시 70달러대를 회복했다. 국내에 가장 많이 도입되는 두바이유는 지난달 16일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적으로는 허리케인 '플로렌스' 세력 약화와 원유 수요 감소 및 OPEC의 생산량 증가 등 유가 하방요인이 있다"면서도 "국내에 인상요인이 있어 기름값이 내려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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