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올해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IPO(기업공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코스피에 상장된 종목은 현재까지 4개에 그치고 있다. 상장 이후 수익률이 높지 않은 사례가 연속되면서 심지어 자진 상장 철회 사례까지 나와 우려가 커져가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코스피 시장의 IPO 흐름이 부쩍 나빠진 모습이다. HDC아이서비스는 최근 코스피 상장을 자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산업개발 그룹 계열사인 HDC아이서비스는 자산관리, 시설관리 등 기존 사업에 더해 조경과 인테리어, 재임대, 기업형 임대주택 등의 새 사업영역을 구축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4월 SK루브리컨츠에 이어 두 번째로 수요예측을 실시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기관투자자들은 희망공모가인 8300원∼1만 700원에 못 미치는 가격을 제시했다.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고 판단한 HDC아이서비스는 결국 상장을 취소하기에 이르렀다.

기업들이 부쩍 조심스러워진 이유는 앞선 IPO 사례들이 그다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애경산업, 티웨이항공 등은 모두 기대만 못한 흥행 성적에 머물렀다. 애경산업은 희망공모가 하단인 2만 9100원으로 공모가를 결정했다. 티웨이항공은 희망공모가 최하단인 1만 4600원에도 못 미치는 1만 2000원으로 공모가를 정했다. 

공모 청약 상황도 지지부진하긴 마찬가지였다. 애경산업과 티웨이항공의 청약 경쟁률은 각각 6.7:1, 1.15:1에 불과했다. 이리츠코크렙의 경우 청약 미달이 발생했으며, 상장 이후에도 애경산업을 제외하고는 모두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모습이다. 현재 티웨이항공의 공모가 대비 주가수익률은 –18%가 넘는다. 이리츠코크렙과 롯데정보통신 등도 각각 –5.2%, -0.17%의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올 연말까지 코스피 상장을 추진 중인 곳은 지난 14일 상장된 우진아이엔에스를 포함한 9개사다. 우진아이엔에스는 첫 거래일 시초가 대비 29.70% 상승한 1만 96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외 하나제약은 지난 10~11일 수요예측을 마치고 공모가를 협의 중이다. 현대오일뱅크·아시아나IDT·아시아신탁·프라코 등은 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고 대기 중이다. CJ CGV베트남·드림텍·에어부산 등은 예비심사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 중에서 시장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종목은 역시 공모 규모가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점쳐지는 현대오일뱅크다. 현대오일뱅크는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상승으로 양호한 수익성을 이어가고 있는 회사다. 일각에서는 상장 이후 현대오일뱅크의 시가총액이 10조원을 넘길 수 있다는 전망도 하고 있다.

원래 이달 본격적인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었던 현대오일뱅크의 신규상장 절차는 금융감독원의 회계감리로 인해 다소 지연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가 합작투자사인 현대쉘베이스를 종속기업에서 ‘관계기업’으로 변경해 재무제표를 수정한 이후 문제가 복잡해졌다. 금감원의 회계감리 결과가 나온 이후에야 IPO 절차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 그래도 침체된 IPO 시장 분위기 속에서 현대오일뱅크의 상장 지연은 추가적인 악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특히 기관 투자자들이 매우 보수적으로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면서 “당분간 신규 상장주에 대한 경계심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