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미스터 션샤인'에서 이병헌이 김태리에게 프러포즈를 했다. 한 치 앞의 운명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반지 하나 건네며 자신의 사랑을 다시 확인시켰고, 김태리는 눈물로 감동을 표현했다. 이 프러포즈가 시청자들을 울렸다. 

이병헌이 반지를 보태 적었던 'LOVE' 철자가 프러포즈 후 'LIVE'로 변한 것은 그저 우연일까, 아니면 둘의 운명을 암시하는 것일까.

15일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는 유진 초이(이병헌)가 고애신(김태리)에게 프러포즈를 하는 장면이 나왔다.

사실 로맨틱할 수는 없는 프러포즈였다. 고애신은 일본으로 납치된 이정문(강신일)을 구하기 위해 자신을 일본으로 안전하게 데려다줄 사람이 필요해 유진 초이에게 미국으로 데려가 달라고 거짓 부탁을 했다. 유진 초이는 이미 고애신의 이런 마음을 다 꿰뚫고 있었고, 자신을 이용해서라도 그렇게 하라고 허락을 한 후였다. 유진 초이는 고애신과의 결혼증명서까지 위조해 함께 일본으로 갈 준비를 한 후 고애신을 만나 "일본으로 향하자"라고 말하면서 반지 프러포즈를 했다.

   
▲ 사진=tvN '미스터 션샤인' 방송 캡처


일본까지만 동행하고, 그 이후는 영원한 이별이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의 프러포즈였다. 유진 초이는 밀가루가 자욱한 탁자 위에 'L VE'를 손가락으로 쓰고 O자 자리에 반지를 놓아 'LOVE'란 글자를 완성했다. 과거 고애신이 영어 'LOVE'의 뜻을 모른 채 유진 초이에게 막연히 이끌려 "합시다, 러브"라고 했던 말이 이 반지 프러포즈를 통해 드디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유진 초이는 "당신이 나를 꺾고 나를 건너 제 나라 조선을 구하겠다는 것. 이리 독한 여인일 줄 처음 본 순간부터 알았고, 알면서도 좋았다"고 말하면서 고애신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줬다.

유진 초이가 반지를 집어올릴 때 약간 밀리면서 'I'자처럼 보이는 흔적이 남았다. 'LOVE'가 이제는 'LIVE'로 바뀌어 있었다. 프러포즈를 통해 사랑은 완성(비록 이루어질 수 없다 하더라도)됐지만, 두 사람 앞에는 삶과 죽음의 갈림길이 놓여있는 상황. 유진 초이는 고애신이 의병할동을 하며 위험에 처할 때마다 살아남기를, 살아있어 주기를 여러 번 당부하고 강조한 바 있다. 김태리와 시청자들을 울린 프러포즈 장면에서 'LIVE'란 글자가 등장한 것은 어떤 복선일까.  

이후 함께 일본으로 간 유진 초이와 고애신은 각자 임무(?)를 완수했다. 유진 초이는 고애신의 할아버지가 유언으로 부탁한 대로 악독한 일본군 장교 모리 타카시를 처단했고, 고애신은 동지들과 이정문을 구해냈다.

유진 초이가 미국으로 떠나는 배를 타기 직전, 고애신은 일본 낭인들의 표적이 돼 쫓겼다. 이를 본 유진 초이는 미국행을 포기하고 고애신을 구하러 나타났다. 그는 "불꽃 속으로 뛰어들었다"고 했다.

유진 초이와 고애신은 예정돼 있는 시대적 비극을 뚫고 '사랑'을 완성할까. 그러려면 둘이 함께 '살아있어야' 한다.

한편, 구동매(유연석)는 고애신이 위험에 처하게 된 것을 알고 급히 일본으로 향했다. 고애신을 사랑하는 마음은 똑같지만 유진 초이와 달리 고애신으로부터 'LOVE'는커녕 따뜻한 말 한 마디 듣지 못한 구동매. 그러면서도 가혹한 운명 속으로 스스로 몸을 던지려 하는 이 사내는 또 어이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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