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미스터 션샤인'이 분노감을 안겼다. 이른바 '정미칠적' 때문이다. 

조선이 버린 것이나 다름없는 이병헌 유연석 김민정 등 이방인들이 조선을 구하겠다며 총칼 들고 불꽃 속으로 뛰어드는데, 나라의 녹을 먹는 고관 대신들이 조선을 일본에 팔아넘겼으니 오죽 하겠는가. 

tvN 토일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이 22회까지 방영됐다. 24부작인 이 드라마는 이제 2회만을 남겨두고 있는데 이번 주말에는 추석연휴로 인한 편성 변경으로 쉬어가고, 오는 29일과 30일 최종 23-24회가 방송될 예정이다. 

16일 방송된 '미스터 션샤인' 22회에서는 유진 초이(이병헌)와 구동매(일본명 이시다 쇼, 유연석)가 위기에 처한 고애신(김태리)을 번갈아 구해주고, 김희성(변요한)도 간접적으로 도와주는 등 애기씨를 향한 세 남자의 변함없는 제각각 사랑법이 시청자들의 가슴을 적셨다.

위장 결혼까지 해 일본으로 고애신을 데려다줬던 유진 초이는 고애신이 이정문(강신일)을 구하는 임무를 완수한 후 일본 무신회 소속 낭인들에게 쫓기자 미국행 배를 타는 것까지 포기하며 고애신을 주일미공사관으로 데려다줘 구해낸다. 이 일로 유진은 미군에서 불명예제대를 당하고 3년간 감옥에서 복역까지 하게 된다.

구동매는 호타루(김용지)의 밀고로 고애신이 일본에서 위험에 처한 것을 알게되자 조직까지 버리고 일본으로 향했다. 유진의 도움으로 목숨은 건졌지만 여전히 일본을 빠져나가지 못해 낭인들에게 쫓기던 고애신이 습격을 받아 위험에 빠진 순간 구동매가 나타나 현란한 칼솜씨로 구해준다. 이 일로 구동매는 무신회 오야붕의 단죄를 받아 칼을 맞고 바다에 빠진다. 죽은 줄 알았던 구동매는 만주 마약굴에서 처참한 모습으로 지내면서도 고애신을 그리워한다.

김희성 역시 고애신의 생존과 위기 탈출을 나름대로 도왔다. 일본에서의 인맥을 이용해 구동매가 고애신을 구하러 갈 때 도움을 주고, 함께 피신할 때 은신처도 제공해줬다.

이후 3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일본의 조선 침탈은 더욱 노골화됐다. 고종의 헤이그 밀사 파견이 발각되자 이완용을 비롯한 친일파 대신들은 황제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노골적으로 협박해 고종으로 하여금 선위(왕위를 물려줌)하도록 만들었다. 

조선의 운명이 백척간두로 몰리자, 유진 초이와 구동매는 다시 조선으로 돌아온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다는 표면적 이유가 있긴 하지만 유진 초이와 구동매는 철저한 이방인이다. 

양반들의 학대 속 종노릇을 하던 부모를 잃고 미국으로 도망가 미국인이 된 유진 초이. 사람보다 못한 백정의 자식으로 역시 부모를 억울하게 잃고 일본으로 건너가 이시다 쇼란 일본인 이름으로 낭인 생활을 해야 했던 구동매. 둘은 운명에 이끌려 조선으로 돌아왔고 예고된 비극 속으로 몸을 던진다.

또 한 명 이방인, 쿠도 히나(김민정)가 있다. 아버지(이완익, 김의성)에 의해 팔려가듯 일본인과 결혼해 미망민이 되고, 글로리 호텔을 경영하던 쿠도 히나는 조선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이방인이다. 그럼에도 아비의 죄값을 대신 치르듯 은밀히 조선 조정과 의병들을 돕던 쿠도 히나는 일본의 조선인 핍박이 극에 달하자 "조선 독립에 발 한번 담가봐"라며 직접 행동에 나선다. 조선인을 학살하던 일본군을 총으로 쏘고, 일본군의 숙소가 된 글로리호텔을 폭탄으로 날려버리기까지 한다.

이들 이방인들은 각자 개인적 이유가 있다지만 쓰러져가는 조선을 위해 총칼을 들었다. 많은 민초들도 '의병'이라는 깃발 아래 자신의 이름을 버리고 몸을 던졌다.

반면, 자신의 안위를 위해 민족을 배신하고 나라를 팔아넘긴 무리들이 있었다. 대표적인 인물들이 을사오적이요, 정미칠적이었다.   

을사오적은 일제가 1905년 을사늑약을 강제 체결할 당시, 한국측 대신 가운데 조약에 찬성하고 서명한 다섯 대신을 일컫는다. 즉, 박제순(외부대신), 이지용(내부대신), 이근택(군부대신), 이완용(학부대신), 권중현(농상부대신)이다.

정미칠적은 1907년 한일신협약에 찬성한 내각 대신 중 7명의 친일파를 말한다. 내각총리대신 이완용을 비롯해 농상공부대신 송병준, 군부대신 이병무, 탁지부대신 고영희, 법부대신 조중응, 학부대신 이재곤, 내부대신 임선준 등 7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