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등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연이어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설립된 현지 법인들에서 과거보다 한층 공격적인 전략들이 시도되고 있다. 2억 6000만명의 인구를 보유했으면서도 평균연령이 28세에 불과한 인도네시아 시장은 장기적으로 매력적인 투자처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등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인도네시아 자본시장에서 세를 확장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인도네시아법인(Mirae Asset Sekuritas Indonesia)은 이미 지난 2013년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의 출자로 설립됐다. 현지 종합 증권사인 이 회사는 위탁매매를 비롯해 인수, 주선, 자문 등 업무를 펼치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자기자본은 891억원 수준이다. 

   
▲ 사진=미래에셋대우


인도네시아 증권업계 최초로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구축한 이 회사는 현지 전역에 21개 영업소를 두고 맞춤 리서치정보 제공 등 고객 서비스를 확대 중이다. 현재 인도네시아 국민연금(BPJS)을 비롯해 건강보험 등 연기금과 현지 자산운용사, 보험사 등 기관 다수를 고객으로 확보한 상태다. 

IB부문의 경우 2014년 인도네시아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IB라이선스를 신규 취득해 기업공개(IPO), 증자, 채권발행, 인수·합병(M&A) 등 전반적인 IB 사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는 인도네시아 대형 은행인 국립주택저축은행(BTN)의 한화가치 약 1500억원 규모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업무를 성공적으로 주관했다. 올 상반기 미래에셋대우 인도네시아법인의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169억 9700만원과 52억 5700만원 수준이다.

NH투자증권 인도네시아 법인(NH Korindo Securities Indonesia)의 활약도 눈에 띈다. 이 회사는 지난 2009년 역시 현지 종합증권사로 설립됐다. 1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난 지금 NH투자증권 해외 영업의 주요 거점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브로커리지와 언더라이팅 라이선스를 모두 보유했으며, 자기자본은 206억 6500만원이다. 

NH투자증권 인도네시아법인은 특히 브로커리지에 중점을 두고 현지 영업에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동시에 개인투자자 유입에 대비한 온라인 채널 영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VIP고객 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지역별 파트너십도 올 상반기에만 4건을 체결시켰다.

현지에서 기업공개(IPO) 주관업무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연말까지 누적 5건의 IPO 대표주관을 완료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미 올 상반기 스리위하나, 시네르기, MD픽쳐스 등 5개 업체의 IPO 대표주관사로 선정됐으며, 지난달 기준 3곳의 IPO 대표 주관을 확정지었다. NH투자증권 인도네시아법인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64억 6200만원과 9억 9400만원 수준이다. 

인도네시아 시장이 최근에 특히 각광을 받는 이유로는 양적으로 많고 질적으로 젊은 인구 구성이 첫손에 꼽힌다. 현재 인도네시아 인구는 2억 6000만명(세계 4위)에 달하지만 평균연령은 28세에 불과하다.

이에 국내 증권사 중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등이 인도네시아에서 사업기회를 모색 중인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작년 12월 인도네시아 현지 증권사를 인수해 지난 7월 현지법인(PT Korea Investment & Sekuritas Indonesia)을 출범시켰다. 

키움증권은 역시 현지 증권사 동서증권을 인수해 2011년 키움증권 인도네시아법인(PT Kiwoom sekuritas Indonesia)을 설립했다. 신한금융투자는 2016년 초 현지 마킨타증권의 지분 99%를 인수해 신한금융투자 인도네시아법인을 설립했다. 

인도네시아 시장은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포스트 차이나’로 지목될 만큼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IPO가 활발해지면서 증권사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도네시아는 한국의 증권사들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훌륭한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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