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복귀시 전 세계 GDP 40% 차지하는 경제블록
[미디어펜=나광호 기자]한국무역협회는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호주 퍼스 유에스아시아센터와 공동으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전문가 포럼'을 개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포럼에서는 일본과 호주 등 아태지역 11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CPTPP의 의미와 영향 및 한국의 가입 결정시 고려해야할 사항 등에 대해 국내외 전문가들이 모여 의견을 나눴다. 

박태호 광장국제통상연구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포럼에는 CPTPP에 관심있는 무역업계 임직원과 정부·연구기관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호주 측 발표자인 퍼스 유에스아시아센터 제프리 윌슨 박사는 "CPTPP는 최신의 통상규범을 반영한 살아있는 협정"이라며 "메가 자유무역협정(FTA)으로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신규 회원국을 유치하고자 하며, 한국은 가장 유망한 후보국"이라고 말했다. 

제임스 최 주한 호주대사는 "규범 기반 국제질서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호주와 한국은 개방과 지역경제 통합을 위해 함께 나아가야 한다"며 "호주는 한국의 CPTPP 가입에 대한 관심을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측 발표자로 나선 이혜민 서울대 국제대학원 객원교수는 "아태지역의 정치·경제적 중요성 때문에 미국의 협정 복귀 가능성이 큰데 이럴 경우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40%, 세계 교역의 27%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FTA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 전경/사진=한국무역협회


이어 "CPTPP가 향후 디지털 경제와 관련된 새로운 무역규범 창출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한국은 적극적으로 가입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자동차와 농업 등의 피해 최소화 방안과 기존 회원국의 신규 가입국에 대한 지나친 요구사항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인교 인하대 부총장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안정적인 수출시장 확보를 위해 메가 FTA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일본에 대한 시장개방 부담이 있지만 범 아태지역 FTA의 장점을 고려해 우리나라도 CPTPP에 참여해야 한다"며 올 하반기 중 참여 의사를 발표하고 내년에 본격 협상을 추진하는 안을 제시했다.

정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부원장은 "트럼프 정부의 일방적 통상정책과 최근의 미중 무역전쟁은 글로벌 통상환경의 불안 요인"이라면서 "한미FTA 개정협상을 완료했으나 232조를 앞세워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미국의 통상정책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국제통상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정 부원장은 "다자무역체제의 상징인 WTO가 제 역할을 못하는 지금 CPTPP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기회의 창"이라며 "단기적으로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미국이 CPTPP에 복귀한다면 우리의 가입협상은 더욱 험난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천일 무역협회 통상지원단장은 "CPTPP가 가져올 확장 가능성과 규모의 경제 효과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시장개방 수준 및 가입국 확대로 인한 CPTPP 중심의 글로벌 서플라이체인 구축 가능성과 향후 미국의 가입 가능성을 감안, CPTPP에서 한국이 소외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박 단장은 "다만 CPTPP가 한일 FTA를 체결하는 효과도 있는 만큼 △자동차 △기계 △부품·소재 등 대일 민감성이 높은 산업을 개방했을 때 우리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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