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9월18일 오후 평양 목란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평양공동취재단=미디어펜 김규태 기자]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8일 오후 환영 만찬으로 평양 정상회담 첫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남북 정상은 이날 문 대통령 내외의 평양 방문을 환영하여 김 위원장 내외가 주최하고 평양 목란관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건배하며, 오후8시37분부터 3시간에 걸친 시간동안 하늘색 한반도 지도를 배경으로 잔을 기울이며 서로에 대한 신뢰를 거듭 확인했다.

두 정상은 이날 환영사와 만찬사를 통해 남북 관계의 발전과 전진을 더욱 가속화하고 새로운 시대가 왔음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환영사에서 "지난 시기 온 겨레에 평화번영의 꿈과 기대를 한껏 부풀게 했던 역사적인 6·15와 10·4 선언이 있었던 평양에서 더 없이 감개무량하고 한편으로는 어깨가 더 무거워짐을 느끼게 된다"며 "지난 4월 새로운 역사의 출발선에서 신호탄을 쏘는 심정으로 판문점 분리선을 넘었으며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신뢰와 우의를 두터이 하고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을 채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그때로부터 불과 몇 개월 사이에 극적인 변화들이 연이어 일어나고 우리들이 함께 깔아놓은 새로운 평화의 궤도, 통일의 궤도에서 멈춤 없이 달려왔다"며 "이제는 그 누구도 멈출 수 없는 민족화해와 평화 번영의 새시대로 당당히 들어서게 된 데 대해 만족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 위원장은 이날 "역사와 민족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무거운 사명을 더욱 절감한다"며 "우리의 전진 도상에는 여전히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고 역풍도 만만치 않을 것이지만 북과 남이 서로 손을 맞잡고 뜻과 힘을 합쳐 좌고우면하지 않고 앞으로 나갈 때 길은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판문점 선언을 계승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제반 문제들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것"이라며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쌓은 신뢰가 있기에 평화롭고 번영하는 조선반도(한반도)의 미래를 열어가는 우리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답사에서 "남북이 서로 자유롭게 오가며 서로 돕고 함께 발전한다면 온 세상이 깜짝 놀라게 될 것"이라며 "지난번 판문점에서 우리는 남북관계에서 새로운 시대를 열었고 불과 5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꿈같은 일이 시작되었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대동강과 한강에서 흘린 땀과 눈물이 하나가 될 때 우리는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희망과 기쁨을 온 겨레에 안겨주었다"며 "다음 주부터 개성만월대 공동 발굴이 재개된다. 아주 뜻깊고 반가운 소식이다. 남과 북이 하나가 되어 우리 민족의 역사를 되살려 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우리는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우리의 협력은 대륙을 가르며 러시아와 유럽에 이르고 바다를 건너 아세안과 인도에 이를 것"이라며 "이를 위해 나는 김정은 위원장과 머리를 맞대고 마음을 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군사,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분야에서 내실 있는 발전을 이루고 남과 북 사이에 군사적 긴장과 전쟁의 공포를 완전히 해소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하겠다"며 "완전히 새로운 길인만큼 여러 가지 도전과 난관을 만날 수도 있으나 김정은 위원장과 나에게는 신뢰와 우정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평양 정상회담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정착도 중요한 의제"라며 "항구적인 평화와 협력의 시대를 여는 큰 걸음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문 대통령은 "판문점에서 우리의 도보다리 대화는 그 모습만으로도 전 세계인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며 "남북 정상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치 않고 언제든지 편하게 만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남북 간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이날 양 정상이 자리한 헤드테이블에는 (시계 역방향 순으로)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을 비롯해 김정숙 여사,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송영무 국방부 장관, 노광철 인민무력상, 조명균 통일부 장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김영철 당 부위원장,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리설주 여사가 함께 했다.

이날 만찬에는 남북 정상 내외를 비롯해 우리측 공식-특별-일반수행원 200여명과 북측 수행원 50여명이 참석했다. 

환영 만찬 메뉴로는 백설기 약밥, 강정합성 배속김치, 칠면조말이랭찜, 해산물 물회, 과일남새 생채, 상어날개 야자탕, 백화 대구찜, 자산소 심옥구이, 송이버섯구이, 흰쌀밥, 숭어국, 도라지 장아찌, 오이숙장, 수정과, 강령녹차 등이 나와 참석자들의 입맛을 돋구었다.

만찬주로는 홍성수삼인삼술, 평양소주, 와인이 마련됐다.

목란관 로비에는 이번 정상회담의 의미를 담아 남북 정상이 주고받은 선물도 공개됐는데 문 대통령은 가로 420cm 세로 930cm 크기의 대동여지도를, 김정은 위원장은 두 정상의 모습을 담은 유화그림과 풍산개 사진을 선물로 준비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9월18일 오후 평양 목란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인 리설주 여사와 건배하고 있다./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9월18일 오후 평양 목란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에 참석해 있다./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