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가 모두 행복한 결말을 맞으며 종영했다.

19일 SBS 월화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최종 31, 32회가 방송됐다. 전형적인 해피엔딩이었다.

주인공 공우진(양세종)과 우서리(신혜선)는 결혼해 둘만의 행복을 찾았다. 우서리는 자신이 코마에 빠져 있는 동안 돌봐주지도 않고 재산을 갈취해 사라진 것으로 알았던 외삼촌(이승준)이 어떻게 세상을 떠났는지 알게 되면서 오해를 풀고 오열했다. 바이올린 연주자 꿈을 이루기 위해 독일로 유학가려던 우서리는 공우진과 함께하는 것이 자신의 진정한 행복임을 깨닫고 유학을 포기하고 사랑을 택했다.

유찬(안효섭)은 건강한 청년으로 성장해 조정 금메달을 따 주위의 따뜻한 축하를 받고, 제니퍼(예지원)는 독립해 자신의 이름을 딴 가정식 식당을 차렸다.

   
▲ 사진=SBS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포스터


극중 인물만 해피엔딩을 맞은 것이 아니었다. 양세종과 신혜선은 배우로서도 필모그래피에 자랑스럽게 남을 캐릭터를 만들었다. 지난해 '사랑의 온도'에 이어 다시 한번 로맨스물에 어울리는 매력남 이미지를 굳혔다. 신혜선은 '황금빛 내인생'에 이어 다시 한번 안방극장 흥행 퀸의 입지를 굳혔다. 안효섭은 신선한 마스크로 눈도장을 찍었고, 예지원은 물오른 감초 연기로 내공을 보여줬다.

제작진도 해피엔딩이었다. 이날 최종 32회 시청률은 11.0%(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처음 11%대에 오르며 자체 최고 기록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지상파 월화드라마 경쟁작들이 2~3%대 시청률에 머무른 것과 비교하면 독보적인 인기를 누렸다.

시청자들도 해피엔딩이었다.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는 자극적이지 않은 드라마였다. 주인공이 17살 나이에 혼수상태에 빠져 13년이 흐른 뒤 30살이 되어 깨어난다는 설정이 다소 식상해 보였고, 특별한 악역이나 갈등 상황 없이 등장인물들의 관계와 소소한 일상의 에피소드를 통해 이야기를 끌고간다는 것이 지루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드라마는 뻔하지도 않았고 질질 끈다는 느낌도 없었다. 밝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인물들의 따뜻한 감성이 적절한 코믹 설정과 어우러지며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을 몰입시켰다. 시청자들은 부담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서른이지만 열일곱'같은 우서리와 공우진의 얘기를 보고 들으며 힐링할 수 있었다. 자극적이지 않았던 드라마 내용이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자극한 셈이다.

최종회에서 공우진은 자신이 찾은 행복을 진심으로 만족해 하면서 "어쩌면 또 다른 행복의 문이라는 건 대단히 특별하거나 거창한 게 아닐지도 모른다. 어쩌면 너무나 작고 사소한, 보잘 것 없어 보이는 것들이 또 다른 행복의 문일지도 모른다"는 독백을 했다.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는 우리 주위에 또 다른 행복의 문이 있다는 작은 울림을 전하며 개운하게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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