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임석한 가운데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문에 서명한 후 취재진을 향해 들어보이고 있다./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평양공동취재단=미디어펜 김규태 기자]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북한 인민무력상은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지상과 공중, 해상을 아우르는 새로운 완충구역을 설정해 남북 상호간 적대행위를 전면 중단하는 것을 골자로 삼는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문'에 서명했다.

이는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8~19일 이틀간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 진전 방안과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을 골자로 한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를 이끌어낸 것에 따른 부속합의서다.

국방부가 밝힌 군사분야 합의서에 따르면, 남북 양측은 향후 11월1일부터 군사분계선(MDL) 일대의 군사훈련을 일체 중지하고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상호간 1㎞ 내 거리에 있는 감시초소(GP) 11곳씩을 오는 12월 말까지 시범적으로 철수한다.

군 당국자는 GP 시범 철수와 관련해 "경기관총 사거리(1㎞) 내에서는 오인의 위험 있어서 그랬다"고 설명했다.

또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비무장화를 10월1일부터 시작해 1개월 내로 완료하고 한강(북측 용어로는 임진강) 하구의 공동이용수역을 설정하고 이에 대한 안전보장을 한다.

한강 하구 공동이용 수역에 대한 현장조사는 12월 말까지 해당 구간(길이 70㎞·면적 280㎢)에 대해 공동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남북 군당국이 합의대상에서 사전 제외했던 기존 서해 북방한계선(NLL)은 준수해 적대행위만 금지하고 민간인 어로 설정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특히 완충지대 기준선을 놓고 남북 군당국 간에 평행선을 달린 것으로 알려져 평양정상회담을 앞두고 관심을 모았던 서해평화수역 조성 문제는 차후 협의하기로 했다.

서해상의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고 평화수역을 설정하기 위한 구체적 경계선은 향후 개설될 예정인 남북군사공동위원회에서 협의하여 확정하기로 했다.

우선 이날 남북이 군사분야 합의서를 통해 어떠한 경우에도 무력을 사용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해상에서는 서해상 남측 덕적도 이북으로부터 북측 초도 이남까지의 수역, 동해상 남측 속초 이북으로부터 북측 통천 이남까지의 수역에서 포사격과 해상 기동훈련을 중지하게 됐다.

양측은 이와 함께 해안포 및 함포의 포구-포신에 덮개를 설치하고 포문 폐쇄조치도 하기로 합의했다.

분단 후 지상과 해상, 공중에서 첫 완충지대를 설정한 이번 합의에 따르면, MDL을 기점으로 남북간 일정 거리를 잡아 해상 80㎞ 지상 10㎞ 공중 40~80㎞의 완충구역으로 합의됐다.

해상 적대행위 중단 구역은 서해상과 동해상 모두 동일하고, 공중 적대행위 중단 구역은 서부 20㎞, 동부 40㎞로 설정됐다. 이는 공중을 오가는 고정익 항공기·회전익 항공기(헬기)·무인기(UAV)·기구에 대한 완충지대 설정이다.

서부와 동부의 공중 적대행위 중단 구역 구간이 다른 것에 대해 군 당국자는 "수도권 위치는 영공방위 목적이 있어서 그렇다"고 밝혔다.

지상의 경우 MDL을 기점으로 남북 각각 5㎞ 이격 거리를 적대행위 중단 구역으로 설정해 해당 지대에서는 포병 사격과 연대급 이상 부대의 야외기동훈련을 전면 중지하게 됐다.

군 당국자는 이에 대해 "지상에서의 완충지대 설정은 군사력이 집중된 MDL 상의 실질적 군사적 긴장완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이번 합의를 준수해도 평시 훈련에 지장없고 군사대비태세에도 지장이 없다"고 평가했다.

   
▲ 지상 적대행위 중단 구역(포병사격 및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사진=국방부 대북정책관실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 해설자료 제공


   
▲ 해상 적대행위 중단 구역(해안포·함포 사격과 해상기동훈련)./사진=국방부 대북정책관실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 해설자료 제공

   
▲ 공중 적대행위 중단 구역(고정익·회전익·무인기·기구 Buffer Zone 설정)./사진=국방부 대북정책관실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 해설자료 제공

   
▲ 비무장지대 내 상호 시범적 GP(감시초소) 철수./사진=국방부 대북정책관실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 해설자료 제공

   
▲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비무장화./사진=국방부 대북정책관실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 해설자료 제공

   
▲ 시범적 남북공동유해발굴 지역(강원도 철원군 화살머리 고지)./사진=국방부 대북정책관실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 해설자료 제공

   
▲ 한강하구 공동이용 수역(말도로부터 만우리까지, 길이 70㎞, 면적 280㎢)./사진=국방부 대북정책관실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 해설자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