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적 편집 거짓보도 KBS 민주주의 공적, '수신료' 가당치 않다

   
▲ 조동근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KBS는 검증이란 명분으로 문창극 후보자에게 ‘회복불능’의 정치적 상처를 주려 했다. 일각에서는 ‘광우병’ 사태의 악몽을 떠 올릴 수도 있었지만, 과거와는 차원이 달랐다. 1시간여의 동영상을 보면 누구나 판단할 수 있는 문제였기 때문이다. 결국 그 한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다.  중앙아시아 3개국을 순방하고 돌아오고 나서 대통령께서 이런 말을 했으면 어땠을 가를 상상해 본다.

“총리 후보 검증 논란을 잘 알고 있습니다. 교회 강연이 문제의 발단이라면, 1시간을 할애 해 국민 여러분께서 관련 동영상을 직접 보시고 판단하셨으면 합니다.....저는 헌법적 절차에 따라 임명동의안 및 인사청문 요청서를 국회에 보내겠습니다. 국회가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이것이 통치 행위일 것이다.

지난 1주일여 청와대는 총리 후보자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했다. 믿기지가 않았다.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문창극 후보를 자진사퇴하도록 몰고 간 것은, 정의롭지도 당당하지도 못했다. 좌고우면은 비열하게까지 느껴졌다. 자기가 선택한 사람 하나 제대로 지켜주지 못하고, ‘오도된 여론’의 외압에 휘둘리는 것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분노를 삼켰다.. ‘혼’으로 국가를 이끌기는커녕, 오도된 여론의 ‘아우성’에 백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리더십의 깊이는 겨우 ‘피부 한 장’의 두께 였다.

   
▲ 문창극 총리후보자가 전격 사퇴했다. 박근혜정부는 가치와 지향점을 포기해선 안된다. 박근헤정부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라는 헌법적 가치를 존중하고, 인권과 법치를 골간으로 정책을 펴야 한다. 햇볕받으면 곧 사라질 안개같은 인기에 연연하지 말고 우파정권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국가를 경영하려면 ‘나침반’과 ‘스톱워치’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 정부는 나침반이 없다. “어디에 기초해 어느 방향으로 국가를 이끌어 가는 지를” 인도하는 나침반이 없었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라는 헌법적 가치를 존중하고 이를 실천하면 그것으로 족하다. 자유민주주의는 ‘인권과 법치’가 골간이다. 청문회도 법치의 일환이다. 정체성의 위기가 오늘의 사태를 부른 것이다.

후보자 검증은 여론의 역할이다. 하지만 검증은 사실과 논거에 기초해 객관적으로 진행돼야 한다. KBS 검증보도는 정치적 목적을 가진 부당한 왜곡이다. 전체를 보지 않고 자극적이고 분노할 만한 내용만 교묘하게 짜깁기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교회에서 신도를 대상으로 한 종교 활동을 ‘최우선의 검증 소재’ 삼은 것 자체가 작위적이다. 저의가 깔린 것이다.

강연 취지는 “우리 민족은 고난을 겪었지만 시련을 이기고 지금의 기회의 나라가 됐다”는 것이다. “굽이굽이 시련과 도전을 받았지만 그것은 또 하나의 기회가 됐다”고 문창극은 말했다.

이 정부는 ‘비정상화의 정상화’를 외쳤다. 하지만 현실은 “정상의 비정상화”였다.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국가의 틀을 다시 짜야한다는 ‘국가개조론’이 대두됐다. 하지만 이번 일로 ‘국가개조론’은 희화화됐다.

이 정부는 ‘가치와 지향점’을 포기하고, 햇볕이 비추면 사라지고 마는 안개 같은 ‘인기’에 집착했다. 인기는 허망한 것이다. 재보선이 뭐 그리 큰 문제인 가? 재보선에서 패해도 얼마든지 일어설 수 있다. 하지만 “어디를 향하는 가하는 가치기반이 실종되면”, 역사는 이 정권을 ‘기회주의, 좌고우면의 약체 정권’으로 평가할 것이다. 그동안 어떤 상황에서도 이 정부에 지지를 보냈던 사람들은 깊은 상처를 받았다. 정권은 짧지만, 평가는 역사에 깊이 각인된다. 박근혜 정권은 ‘우파 정권’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자유와 책임, 그리고 배려로 말이다.

KBS는 한국대표 공영방송이다. 대중을 미혹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 했다면 금선(禁線)을 넘은 것이다. 언론은 권력이기에, 선동은 민주주의의 ‘공적’(公敵)이다. 혹여 선동했다면 이는 자기 치욕적 행위일 것이다. 수신료를 이야기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가? “선동은 한 문장으로 가능하지만, 그것을 반박하려면 수십 장의 문서와 증거가 필요하다. 그것을 반박하려고 할 때에는 사람들은 이미 선동돼 있다.” 나치 요물 괴벨스의 말이다. /조동근 명지대교수,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