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젊은 피'의 활약은 어느 분야에서든 신선하다. 20일 프로야구에서는 고졸 루키들의 눈부신 활약이 부산 사직구장과 서울 고척돔에서 야구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강백호(kt 위즈)는 3연타석 홈런을 날렸고, 안우진(넥센 히어로즈)과 양창섭(삼성 라이옹즈)은 선발 맞대결로 멋진 투수전을 벌인 끝에 안우진이 데뷔 첫승을 신고했다. 모두 19살, 올해 프로 입문한 신인들이다.

   
▲ 사진=각 구단 제공


강백호는 이날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4회 투런-6회 솔로-8회 스리런 홈런을 연이어 작렬시켰다. 3연타석 홈런이었다.

고졸 신인이 3연타석 홈런을 때린 것은 KBO리그 사상 최초의 대기록이다. 전체 신인들을 통틀어서도 프로 출범 초창기였던 1983년 장효조가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고 장효조의 경우 1983년 프로 신인이긴 했지만 당시 만 27세로 대학 졸업 후 실업팀에서도 뛰며 이미 당대 최고타자 위치에 올라 있었다. 강백호의 3연타석 홈런이 얼마나 대단한 기록인지 알 수 있다.

강백호는 지난 15일 수원 삼성전에서 22호 홈런을 날려 1994년 김재현이 세운 고졸 신인 최다홈런(21개) 기록을 깨고 신기록을 작성했다. 이날 롯데전에서 3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25개로 시즌 홈런수를 늘려놓았다.

   
▲ 사진=kt 위즈


강백호는 이미 올해 신인왕 타이틀을 예약해 놓았다. 122경기 출전해 타율 2할8푼4리, 25홈런, 71타점을 기록하고 있는 이 '괴물 신인타자'가 앞으로 얼마나 더 뜨겁게 방망이를 휘두를 지 지켜볼 만하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이날 강백호가 3연타석 홈런으로 6타점을 쓸어담으며 팀 타선을 앞장서 이끌었음에도 kt는 롯데에 10-11로 석패했다.

고척돔 넥센-삼성전은 고졸 루키 투수, 안우진-양창섭의 불꽃 튀는 선발 맞대결이 벌어졌다. 

양창섭은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에 들며 삼성 선발진에 없어서는 안되는 주축으로 자리잡았지만, 안우진은 이날이 시즌 세번째이자 103일만의 선발 등판이었다. 당초 선발 요원으로 점찍었던 안우진이 고교시절 후배 폭행 건으로 징계를 받아 시즌 합류가 늦어졌고 프로 적응에도 시간이 걸려 불펜과 2군을 오가다 이날 모처럼 선발 등판 기회를 얻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맞상대가 양창섭이어서 흥미진진한 고졸 루키 선발 대결이 성사됐다.

이날 맞대결 전까지 성적은 양창섭의 확연한 우위였다. 양창섭은 선발로만 14경기 출전해 68이닝을 던졌고 6승 4패, 평균자책점 5.29를 기록 중이었다. 안우진은 선발 2차례 포함 15경기서 28이닝 투구해 승리 없이 3패만 안았고 평균자책점 7.07을 기록 중이었다.

하지만 선발 격돌 결과는 안우진의 승리였다. 안우진은 5이닝을 던지며 5피안타 2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최고 152km에 이르는 강속구와 예리한 슬라이더를 앞세워 삼성 타선을 꽁꽁 묶었다.

   
▲ 사진=넥센 히어로즈, 삼성 라이온즈


양창섭은 안우진보다 1⅔이닝을 더 던져 6⅔이닝 동안 마운드를 지키면서 7피안타 4사사구 4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2실점하고 1-2로 뒤지던 7회말 2사 2루에서 물러났는데 구원 등판한 권오준이 적시타를 맞고 양창섭이 남겨둔 주자의 홈인을 허용해 양창섭의 자책점이 3점으로 늘어났다.

경기는 접전 끝에 넥센이 3-2로 이겼다. 안우진은 승리투수가 되며 감격적인 프로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뒤늦었지만 첫승을 올린 것도 의미 있었고, 또 한 명 전도 유망한 선발 투수가 탄생했음을 알리는 의미도 있었다.

양창섭은 아쉽게 패전투수가 되긴 했지만 또 한 번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앞선 등판이었던 14일 LG전 7이닝 1실점(승리)에 이은 두 경기 연속이자 시즌 6번째 퀄리티스타트였다. 갈수록 안정된 선발 요원으로서의 면모를 뽐내고 있는 양창섭이다.

좋은 루키들이 많이 나오면 리그의 토양이 단단해진다. 강백호와 양창섭, 안우진의 눈에 띄는 활약상은 KBO리그에 분명 반가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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