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올해 초 상승세를 보이며 선전했던 국내 증시가 하반기 들어 좀처럼 정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증시의 상승세로 인해 국내 코스피‧코스닥의 부진은 더욱 두드러진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시야를 넓게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가 박스권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코스피는 2300선을 기준으로 등락을 반복하면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무역전쟁의 긴장과 신흥국 금융 불안이 이어지면서 좀처럼 상승 모멘텀을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 사진=연합뉴스


미중 무역갈등은 한국의 내수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이 되는 수출을 둔화를 암시한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신흥국 금융시장의 변동성 또한 커지는 추세다. 최근 인도네시아 루피아화와 인도 루피화가 사상 최저치까지 하락했다. 터키는 물론 남아프리카공화국마저 9년 만에 경기침체에 빠지면서 주요국 증시에서 경계심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삼성증권과 KB증권은 이번 달 코스피 예상범위를 각각 2230∼2380선, 2260∼2390선으로 제시했다. 사실상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는 거시적인 대응을 하기 힘든 개인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특별히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경기의 흐름보다는 주목되는 산업이나 기업 등을 면밀하게 살펴 종목별 대응을 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과거 이익이 희소한 박스권 흐름에서는 중소형 성장주가 유망했다”면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2차전지, 5세대(G) 등 분야에서 수혜 받을 것이 많은 기업, 상대적으로 높은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거시변수에 영향을 덜 받는 개별종목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콘텐츠, 헬스케어, 전기차 등 성장주 관련 종목 장세가 펼쳐질 듯하다”고 내다봤다.

아예 해외주식에 관심을 갖는 것도 방법이다.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 증시는 최근 ‘사상 최대치’ 경신 흐름을 보이는 등 자신감을 회복한 모습이다. 탄탄한 경제 체력을 바탕으로 미중 무역 갈등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활황을 띠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올해 2번의 추가 금리인상 이후 내년 4회 금리인상이 예고된 상태다. 당분간은 탄탄한 투자처가 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을 정도다. 특히 나스닥에 상장된 미국 기술주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인도와 같은 신흥 투자처 펀드도 대안으로 손꼽힌다. 베트남 펀드 또한 올해 들어 계속 지지부진하다 최근 1개월 수익률이 6%를 넘어서는 등 반등 기미를 나타내고 있다. 일본 역시 ‘완전고용’ 상태에 가까운 경기호황을 기록하며 경제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증시 부진은 해외 증시의 활황과 대비돼 더욱 부각되고 있다”면서 “당분간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 있는 상황을 주시하면서 해외 직간접 투자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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