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제36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에 출마했던 혜총·정우·일면 스님이 공동 사퇴했다.

이들은 26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선거운동 과정에서 두터운 종단 기득권 세력들의 불합리한 상황들을 목도, 참으로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또한 "이권만 있다면 불교는 안중에도 없는 기존 정치세력 앞에서 종단변화를 염원하는 저희들의 노력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을 통감했다"며 "이번 선거가 현재대로 진행될 경우 종단 파행은 물론, 종단은 특정세력의 사유물이 돼 '불일'은 빛을 잃고 '법륜'은 멈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처럼 불합리한 선거제도를 바로잡기 위해 후보 사퇴를 결의했다"면서 "사부대중과 함께 선거문화가 개선되고 일부 기득권세력들의 적폐가 청산돼 법한 종단으로 거듭나기를 간절히 염원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28일 예정된 총무원장 선거에는 당초 혜총·원행·정우·일면 등 네 명의 승려가 후보로 등록했으나, 이날 3명의 공동 사퇴로 원행 스님이 단독 후보로 남게됐다.

혜총 스님은 "종단이 박정희·전두환 시대 체육관 선거를 하고 있으나, 직선제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정우 스님은 "선거가 진흙탕이면 연꽃을 피우고 시궁창이면 물꼬를 트고자 했으나, 제도권이 특정세력의 지시 및 지령에 의해 움직이는 것을 보면서 사퇴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정우 스님은 이어 "악법도 법이다"라면서 "우리는 지금의 선거가 불합리하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으로, 이미 구성된 선거인단이 판단하실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들은 이날 후보사퇴서에 서명했으며, 27일 선거관리위원회에 이를 제출할 예정이다.

한편 총무원장 선거인단은 현 중앙종회 의원 78명 및 전국 24개 교구 본사에서 뽑힌 240명 등 총 318명으로 구성되며, 단독 후보가 출마했을 경우 선거인단 과반수의 찬성으로 당선된다.

원행 스님은 △중앙종회 의장 △중앙승가대학교 총장 △제11~13대·16대 중앙종회의원 △금산사 주지 △본사주지협의회 회장 등을 지냈으며, 유력 후보로 평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