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을 다시금 밀어붙이려는 모양새다. 앞서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등 여세를 이어가겠다는 의도지만, 자유한국당은 “핵을 머리에 인 채로 평화를 논하기는 어렵다”며 맞서고 있어 타협점을 찾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27일 정책조정회의에서 “바른미래당이 판문점선언 비준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고, 민주평화당과 정의당도 이미 판문점선언 비준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며 “민주당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지지하는 정당들과 함께 공동 대응·실천에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또 남북회담에서 체결된 ‘군사분야 합의서’는 사실상 북방한계선(NLL)의 포기를 뜻한다는 한국당의 주장에 대해 “평화와 번영보다 대결과 전쟁을 부추기려는 냉전적 수구세력 그 자체”라며 “서해 완충지역을 문제 삼는 것은 또다시 NLL 논란을 불러일으켜 안보장사를 해보겠다는 의도”라고 힐난했다.

이처럼 민주당이 기세등등한 것은 전날(26일) 바른미래당이 판문점선언은 물론 9월 평양공동선언까지 국회의 포괄적 비준 여부를 논의하겠다며 전향적으로 나섰기 때문. 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민중당 등 범여권 성향 149석에 바른미래당 30석을 합치면 한국당 동의 없이도 판문점선언 비준이 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캐스팅보트를 쥔 바른미래당이 하루 만에 입장을 번복하며 민주당의 구상에도 일단은 ‘빨간불’이 들어왔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27일 원내정책회의에서 “여당이 (판문점선언) 비준을 원한다면 밀어붙이기 대신 야당의 우려를 고려한 조치를 먼저 취해야 한다”며 “북한의 현재 핵 능력에 대한 불능화 조치도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고 했다.

여기에 한국당은 판문점선언은 물린 채 군사합의 내용을 문제 삼아 특별위원회 꾸릴 방침이다. 김용태 한국당 사무총장은 27일 의원총회에서 “군사합의에 관한 허실을 정확하고 짚고, 그 내용을 국민에게 알리는 특위를 다음 주 월요일 구성하기로 했다”며 “김영우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고, 신원식 전 합참차장을 비롯해 의원들이 참석할 수 있도록 구성안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27일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갖고 판문점선언을 발표하고 있다./사진=공동사진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