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사회공헌…어디까지나 기업의 자율적 선택
사회적 책임 위한 지출 아닌 '투자 행위'로 봐야
[미디어펜=조우현 기자]기업의 ‘사회공헌(CSR)’이 확대돼야 한다는 인식이 정설처럼 퍼져있는 가운데 기업의 사회 공헌을 ‘경제 논리’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기업의 사회공헌을 사회적 책임을 위한 지출이 아닌 '투자 행위'로 봐야한다는 논리다.

미디어펜이 28일 오전 10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의실에서 ‘기업 사회공헌, 경제논리로 접근해야’를 주제로 개최한 제5차 기업경제포럼에서 “기업의 사회공헌은 기업이 처한 환경에 맞는 수준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 미디어펜이 28일 오전 10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의실에서 ‘기업 사회공헌, 경제논리로 접근해야’를 주제로 제5차 기업경제포럼을 개최했다./사진=미디어펜


현진권 전 자유경제원장 사회로 진행되는 이번 포럼은 이웅희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가 발제자로 나섰다. 또 김승욱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박기성 성신여대 교수가 토론자로 참석했다.

현 전 원장은 “기업의 사회공헌이 무조건적으로 늘어나는 것이 좋은 게 아니다”며 “사회공헌은 기업의 투자행위일 뿐 사회책임을 위한 지출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또 “기업의 사회공헌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웅희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가 28일 오전 10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의실에서 ‘기업 사회공헌, 경제논리로 접근해야’를 주제로 열린 제5차 미디어펜 기업경제포럼에 참석해 발제를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발제자로 나선 이웅희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는 “CSR, 전략적 CSR, CSV, 지속가능성, 기업윤리, 사회적 기업에 대한 구분이 모호하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대한 개념 정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캐롤(Carroll, 1979)의 논문을 인용해 △ 물건 파는 일에 충실한 것 △ 불법·탈법 안 하기 △주주·소비자·종업원·지역공동체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윤리적으로 행동하기 △기업 이해관계자 이외의 사람·단체에 기부하는 것이 가장 폭넓게 쓰이는 CSR이라고 정리했다.

다만 “캐롤 역시 윤리적 행동, 기부를 진정한 CSR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기업 CSR을 강화하라’고 하면 기업의 CSR 부서를 보강하고, 기부를 증대하고, 정부정책에 협조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대부분인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CSR이나 ‘착한 기업’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기업 본연의 역할인 ‘이윤창출’을 죄악시 여기는 풍토가 만연해 있다”며 “기업의 CSR은 자선 행위가 아닌 경제 논리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김승욱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가 28일 오전 10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의실에서 ‘기업 사회공헌, 경제논리로 접근해야’를 주제로 열린 제5차 미디어펜 기업경제포럼에 참석해 발제를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토론자로 참석한 김승욱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은 어디까지나 기업의 자율적 선택”이라며 “법적 책임과 자선적 책임은 구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의 본질은 ‘사회공헌’이 아닌 ‘이윤창출’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 진리”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환경오염 방지, 뇌물수수 금지 등은 법적 책임의 영역이고, 자선적 책임으로는 자선,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 예술 활동 지원 등”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논쟁이 오랫동안 있어 왔는데 최근에는 두 견해를 수렴한 ‘사회적 투자’라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가 28일 오전 10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의실에서 ‘기업 사회공헌, 경제논리로 접근해야’를 주제로 열린 제5차 미디어펜 기업경제포럼에 참석해 발제를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의사, 교수 등 전문가들에겐 사회적 책임을 강하게 요구하지 않지만 기업가들에겐 지나친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사는 환자를 고치는 것이 사회적 책임이듯, 기업인은 열심히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가로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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