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제품 보완, 소비자 욕구 충족시키는 가전 시장 빠르게 성장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한반도의 기후 변화가 생활 가전 시장 지형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중 불어오는 미세먼지와 고온다습한 여름철 날씨 등에서 생활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가전제품이 각광을 받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의류관리기와 건조기, 공기청정기 등 ‘신성장가전’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기존 제품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는 가전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 삼성전자 모델이 의류청정기 '에어드레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특히 최근 의류관리기 시장은 격전지가 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2016년 7만~8만대에서 지난해 12만대 규모로 성장한 의류관리기 시장이 올해는 2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의류관리기는 집에서 간편하게 옷에 뭍은 미세먼지와 세균 등을 제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대 200만원 중반의 가격표가 붙어있지만 의류관리기를 찾는 소비자들이 점차 늘어나는 상황이다.

LG전자가 스타일러를 앞세워 수년 동안 독주하던 이 시장에 경쟁자들이 속속 가세하고 있다. 코웨이는 의류는 물론 주변 공간의 공기까지 관리할 수 있는 ‘사계절 의류청정기’를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에어·스팀·건조·청정 4단계의 전문 의류 관리가 가능한 ‘에어드레서’를 지난달 출시했다.

건조기 시장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시장에서는 건조기가 주목받지 못했다. 전통적으로 햇볕에 빨래를 말리는 건조가 보편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 미세먼지와 잦은 우천, 겨울철 극한 등의 이유로 건조기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국내에서 2016년 10만대 수준이었던 건조기는 올해 100만대 이상이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건조기 시장은 제조사들의 경쟁이 불붙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14kg 세탁물을 건조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위닉스는 독일 AEG와 기술협업을 통해 ‘텀블 건조기’를 내놓고 경쟁에 뛰어 들었다. 대우전자는 1~2인가구를 타깃으로 '미니' 건조기를 출시했다.

   
▲ LG전자 모델이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기술이 적용된 14kg 용량의 트롬 건조기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공기청정기는 미세먼지 공포와 함께 주상복합과 오피스텔 등 창문이 없는 주거 형태가 확산되면서 판매가 늘고 있다. 2016년 100만대를 넘어섰고, 지난해는 140만대까지 늘어났다. 올해는 250만대 규모가 전망되면서 공기청정기는 이제 필수가전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기후와 생활환경이 변화하는 동시에 건강과 삶의 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가전 제조사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품목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차별화된 가치 제공을 위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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