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월드컵 예선 경기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빠른 조들은 벌써 16강이 가려졌는데 우리가 속한 H조는 아직 결과를 예단하기 힘들다. 한국은 러시아전을 앞두고 16강행 막차를 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렇다면 월드컵과 증시의 상관관계는 어떨까. 지난 통계를 보면 우연찮게 월드컵이 열린 기간에 증시는 상승세를 탔는데 전문가들은 이것이 우연이라고 말한다. 개최국이거나 미국 등 선진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이 아니라면 증시와 큰 관계는 없다는 말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월드컵 기간 동안에 주가는 대체로 상승해왔다. 2002년 한일월드컵 기간 동안 6.29% 감소했던 코스피지수는 2006년 독일월드컵 기간에는 5.15%, 2010년 남아공월드컵 기간에는 3.50% 올랐다.

   
▲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2010년 열렸던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하면서 약 7350억원의 민간소비 지출이 추가로 이뤄졌다고 분석했다/뉴시스

이같은 주가의 상승은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은 통상 소비를 진작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대표팀의 성적이 좋을 경우 그 효과는 배가된다. 실제로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2010년 열렸던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하면서 약 7350억원의 민간소비 지출이 추가로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같은 월드컵 기간 중의 주가 상승은 우연의 일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닷컴 버블이 붕괴되고 증시가 살아날 시점이었고 2006년은 브릭스 국가들을 중심으로 전 세계 증시가 살아날 때였으며 2010년은 미국이 양적완화로 전 세계 유동성을 공급할 때였다. 올해는 선진국 중심으로 증시가 활황을 띄고 있다. 우연히 이런 좋은 시점에 월드컵이 열렸다는 것이다.

메리츠종금증권 김중원 연구원은 "우리나라에서 월드컵이 열릴 때와 같이 자국에서 스포츠 빅 이벤트가 열리면 좋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개최국이 아닌 이상 직접적으로 월드컵 수혜가 특별히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우리나라 자체적인 악재도 겹쳐있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월드컵 열기가 고조되지 못하고 있고 기업들도 월드컵 마케팅을 자제하고 있다. 경기가 열리는 시간도 우리 시간으로 새벽 때라 특별히 소비가 촉진되는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흔히 맥주나 닭고기주 등과 같이 월드컵 수혜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관계가 미미하다고 보고 있다. 또 이미 월드컵은 수개월 혹은 수년전부터 오픈된 이벤트라 주가에 이미 선반영됐다고 보고 있다.

삼성증권 김용구 연구원은 "시간대에 따라 달라지는데 올해는 축구경기가 열리는 시간이 새벽대라 맥주나 닭고기주의 수혜도 찾기 힘들다"며 "월드컵 스폰서 회사라 할 지라도 관계가 미미하다"고 분석했다. [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