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가 최근 KBO(한국야구위원회)에서 제안한 FA(자유계약선수) 제도 변경안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선수협 측은 1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앞서 보도자료를 통해 "선수협을 제도개선 협상 당사자로 인정한 점은 의미가 있지만, 시기상 빠른 논의와 결정의 어려움, 제안의 실효성 문제, 시행시기의 문제, 독소조항 등 여러 문제가 있어서 부정적"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앞서 KBO는 개선 필요성이 제기된 자유계약(FA) 제도에 대해 총액 상한제, FA 등급제, FA 취득 기간 단축 등의 개선책을 제시한 바 있다.

   
▲ 이번 시즌 후 FA 자격 획득 선수들 중 최대어로 꼽히는 양의지(두산)와 최정(SK). /사진=두산 베어스, SK 와이번스


KBO가 제안한 FA 제도 개선안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총액 상한제와 등급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었다. 4년 총액 80억원으로 상한액을 정하고 계약금은 총액의 30%를 넘길 수 없으며, 최근 3년간 구단 평균연봉 순위에 따라 FA 선수를 3단계로 나눠 보상을 차등화하자는 것이 골자다. 당장 이번 시즌 후 FA 자격을 획득하는 선수들 가운데 최대어로 꼽히는 양의지(두산) 최정(SK) 등은 제도를 바꿀 경우 직격탄을 맞을 수 있어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선수협은 우선 시기적인 문제점을 지적했다. "제도 변경안은 시간을 가지고 예고되고 논의가 이뤄져야 하지만 이를 결정하기까지 한 달을 채 주지 않았다"면서 "특히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순위경쟁을 하는 선수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어 이번 KBO 제안은 당장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FA 상한제에 대해서는 "FA 계약 총액 상한제는 제도를 오히려 개악할 수 있는 독소조항이며,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크다"고 주장했다. 또한 등급제 역시 "FA 등급제는 선정의 문제뿐만 아니라 보상이 여전히 크기 때문에 소위 B, C 등급 선수가 쉽게 팀을 찾을 수 있는 제도가 아니다"라고 KBO측 제안의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선수협 김선웅 사무총장은 "현재 FA시장이 공멸의 길을 가고 있다면 선수협이 KBO리그 정책에 협조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협조의 뜻을 내비쳤지만 "그러나 과열 현장의 근본원인을 제거하지 못하고 또 다른 문제점을 야기하는 파행적 제도를 만드는 것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아울로 김 사무총장은 "KBO와 각 구단은 선수와 전문가의 의견을 받아들여 KBO리그 경쟁력 제고를 위한 합리적인 제도 개선에 나서 달라"는 당부도 했다.

KBO는 선수협 측의 이런 주장과 요구사항에 대해 구단들과 논의를 거쳐 다시 입장을 정리할 방침이다. 

◇ KBO가 선수협 측에 전달한 FA 제도 개선안

▲ 2018시즌 종료 후부터 시행
▲ FA 계약총액은 4년 최대 80억원으로 제한, 계약금은 계약총액의 30% 이내
▲ FA 자격요건을 고졸 선수는 현행 9시즌에서 8시즌, 대졸 선수는 8시즌에서 7시즌으로 각각 1년 단축. 해외진출은 현행 7년 유지.
▲ 최근 3년 구단 평균연봉(선수) 순위로 FA 등급제 시행. 등급 구분을 위한 연봉 순위 산정 시 FA 계약선수(해외진출 복귀 계약선수) 제외.
▲ 보상안= (최초 FA) A등급: 보호선수 20명 외 1명 + 전년도 연봉 200%. B등급: 보호선수 25명 외 1명 + 전년도 연봉 100%. C등급: 전년도 연봉 100%
(재자격 FA) A등급: 보호선수 25명 외 1명 + FA 계약 기간 평균연봉 150%. B등급: 보호선수 30명 외 1명 + FA 계약 기간 평균연봉 100%. C등급: FA 계약 기간 평균연봉 70%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