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이영표가 최근 불거진 아내 출산시 무통 주사 논란에 입을 열었다.

이영표 KBS 축구해설위원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논란이 된 자서전 내용과 관련,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이영표는 지난 6월 신앙인으로서 삶에서 받은 영감을 이야기한 에세이 '말하지 않아야 할 때: 이영표의 말'을 출간한 바 있다.

에세이에는 셋째 출산 당시 아내를 설득해 "주님이 주신 고통이라면 피하지 말자"며 무통 주사를 맞지 않게 했다는 경험담이 실렸고, 해당 내용은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며 뒤늦게 파장을 일으켰다. 이영표가 아내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지적이다.


   
▲ 사진=더팩트 제공


이와 관련, 이영표는 아내가 첫째와 둘째 출산 당시 자의로 무통 주사를 맞지 않았다고 밝혔다. 첫째 출산 당시에는 뱃속의 아이가 힘들어한다며, 둘째 출산 당시에는 출산 시간이 길어진다는 이유로 아내가 무통 주사를 거부했으며 셋째 출산 당시 무통 주사를 맞지 않은 것 또한 충분한 의논 하에 이뤄졌다는 게 이영표의 설명이다.

이영표는 "셋째를 출산할 때쯤 저는 창세기를 읽고 있었고, 출산을 코 앞에 둔 터라 유독 출산의 고통을 언급한 부분에 눈길이 갔다"며 "종종 신앙적인 생각을 서로 나누는 우리 부부에게 첫째와 둘째에 이어 셋째를 출산할 때 주사를 맞지 않는 일은 여전히 두려운 일이긴 하지만 길게 고민할 일도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어 "출산한 지 얼마 후 유럽에서 선수 생활을 하는 후배가 저와 같은 병원에서 첫 출산을 하는데 무통 주사는 꼭 맞아야 하는 거냐고 물어왔다. 제가 선택사항이니 원하는 대로 하라고 말하자 옆에 있는 아내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영표는 "여러분들이 아시는 대로 저는 하나님을 믿는 크리스천이다. 하지만 여러분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독실한 크리스천은 아니다. 믿는 사람답게 올바로 살지도 못할 뿐 아니라 어디 가서 크리스천이라고 말하기 부끄러운 수준이다. 하지만 저는 진짜 믿음 좋고 바른 기독교인이 되고 싶다"고 자신의 바람을 전했다.

그는 "누구나 삶을 살다 보면 한 번쯤은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오해를 받을 때가 있다"면서 "하지만 동시에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나 또한 무의식적으로 다른 사람들을 오해하고 판단함으로써 의도하지 않는 상처를 주며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라며 자신에게 쏟아진 비난에 대해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이영표는 "우리의 삶은 언제나 고단하다. 서로 사랑하며 살기에도 부족한 이 짧은 시간들, 매일 같이 수백개씩 쏟아져 나오는 각종 기사들 마다 여지없이 묻어져 있는 분노의 찌꺼기들을 보며 살기에는 우리의 삶이 너무나 짧다. 혹 누가 설령 실수를 했다고 하더라도 우리에게는 그 사람을 품을 수 있는 작은 마음의 공간이 없는 걸까"라며 관용의 정신을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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