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연말까지 부산에 1만1019가구 신규 분양…5대 광역시 분양 물량 절반 이상 집중
부산 아파트 매매가격 지난해 8·2 부동산대책 이후 1년 연속 하락 흐름…미분양 적체 심각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집값 날개가 꺾인 부산에서 또 한 번 공급폭탄이 예고되며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 

5일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이달부터 연말까지 지방 5대 광역시에서는 총 2만1274가구가 일반분양 될 예정이다. 전년도 같은 기간에 공급된 1만5431가구에 비해 약 37.8%가 증가한 수치다. 

지역별로는 부산광역시에서 가장 많은 1만1019가구가 분양된다. 5대 광역시 공급 물량의 절반 이상인 51.7%가 부산에 몰린 것이다.

문제는 부산의 집값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데 있다. 실제 부산 집값은 지난해 정부의 ‘8·2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1년째 곤두박질치고 있다. 

   
▲ 해운대 마린시티 전경. /사진=연합뉴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부산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9월 18일 이후 1년 연속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월간 0.1~0.2%이던 낙폭은 올여름부터 본격적으로 커졌다. 지난 8월에는 -0.48%를 기록해 8·2대책 이후 가장 많이 하락했다.

여기에 한꺼번에 속도를 냈던 정비사업 물량, 외곽 신도시 개발까지 겹치면서 공급폭탄 상황이 이어지며 미분양 문제 역시 해소되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부산의 미분양 아파트는 1500가구나 된다. 특히 미분양 중에서도 악성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도 315가구로 서울(20가구)의 16배에 달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또 한 번 입주 물량이 쏟아진다면 부산 부동산 시장은 가격 하락과 함께 미분양 적체 현상이 더욱 극심해지며 악화일로를 걷게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 때문에 당장 10월 분양 예정인 대우건설의 ‘부산 오션시티 푸르지오’, 일동의 ‘부산항 일동 미라주 더 오션’, 11월 공급될 현대엔지니어링의 ‘힐스테이트 명륜2차’ 등의 단지들 역시 자칫 청약미달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까지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부산 아파트 매개가격 하락세는 지난 3~4년간 급등한 상황에서 조정이 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며 “현재까지 공급된 물량이 상당수인데다가 향후 대규모 공급이 예상되면서 가격 하락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대봤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규제 완화와 미분양 물량 해소 없이는 부산 부동산 시장의 경기 회복은 어렵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의 9·13 대책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부산이 청약 조정 대상 지역에서 해제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다”면서 “정부가 부산 일부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포함시키며 각종 규제의 칼날을 들이대자 투기수요와 가수요가 빠지고 부동산 시장 경기도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특히 투자 심리가 악화되며 가장 주거 선호도가 높은 해운대의 가격이 떨어진 것이 전반적인 시장 침체를 이끈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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