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집값 상승세 2주 연속 둔화…서울 접근성 떨어지는 일부 지역 미분양 문제도
2기 신도시 대비 입지 뛰어난 3기 신도시 공급 때는 비인기지역 파주·김포 등 타격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정부가 최근 3기 신도시 조성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파주·김포 등 일부 2기 신도시가 울상을 짓고 있다. 가뜩이나 아파트값이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3기 신도시까지 공급되면 미분양 증가 위험까지 높아진다며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수도권 주택 공급을 위해 지난 9·21 공급 확대 방안을 통해 서울과 1기 신도시 사이에 3기 신도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한 공급 계획에 경기도 내 일부 2기 신도시가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다.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경기도는 집값 상승세가 2주 연속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이번 주(10월 1일 기준) 상승폭은 0.02%로 전 주(0.07%) 대비 상승폭이 축소됐다. 

한 주 동안 1% 이상 뛰어오르며 경기도의 상승세를 이끌던 과천(0.13%), 광명(0.13%) 역시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2기 신도시 성남 분당(0.04%), 안양 동안(0.12%). 용인(0.10%), 하남(0.12%) 또한 상승폭이 축소됐다.

   
▲ 김포 한강신도시 전경. 사진은 기사와 관계없음 /사진=연합뉴스

이들 지역 중 몇몇은 미분양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경기도의 미분양은 7287가구로 지난해 연말(8793가구) 대비 1500가구가량 줄었다. 하지만 미분양 중 악성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은 총 1917가구로 지난해 연말 대비 오히려 40가구나 늘었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란 입주가 시작된 뒤에도 주인을 찾지 못하고 남아있는 빈집이다. 통상 분양 후 입주까지 2년 이상 소요되는 만큼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된다. 

전문가들은 2기 신도시 보다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곳에 3기 신도시 4~5곳이 들어서면 2기 신도시 중에서도 파주, 김포 등 비인기지역의 부동산시장은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없다고 예측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입주가 집중된 지난 2012~2013년 사이 부동산 경기 침체라는 악재가 겹치며 할인 분양의 아픔을 겪은 바 있다. 현재까지도 일부 단지의 시세는 아직 분양가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은행 부동산 시세에 의하면, 2009년 분양한 파주 운정신도시 ‘캐슬앤칸타빌’ 전용면적 118㎡는 현재 시세가 4억 6000만원으로 분양가(5억원) 대비 4000만원이나 낮다.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2008년 분양한 ‘현대성우오스타’ 122㎡도 현재 분양가(5억800만원) 대비 1억원 가까이 낮은 4억1000만원 수준으로 시세가 형성돼 있다. 

파주의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파주 같은 경우 운정3지구 개발이 아직도 남아있다”며 “3만 가구 넘는 공급이 예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3기 신도시까지 조성되면 시장은 더욱 침체될 것”이라며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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