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태풍 콩레이가 한반도에 비바람을 몰고 왔다. 큰 피해가 우려되는 가운데 한국프로야구 KBO리그도 직격탄을 맞았다.

5일 열릴 예정이던 인천 KIA-SK전, 부산 두산-롯데전이 태풍의 영향으로 우천 취소됐다. 6일에는 KIA-SK의 더블헤더 포함 전국 각지에서 6경기가 열린다. 

하지만 오늘 경기 역시 정상적으로 치러질 수 있을지 걱정이다. 태풍이 오후면 부산 인근을 스쳐 지나간다지만 영향을 미치는 반경이 워낙 넓고 많은 비를 뿌리고 있다. 오후 5시 경기 시작(더블헤더가 잡힌 인천은 오후 3시 시작)이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 비 내리는 사직구장, 인천구장. /사진=롯데 자이언츠, SK 와이번스


6일 취소되는 경기는 8일 예비일에 치르거나, 잔여경기 일정이 모두 끝나는 13일 이후로 추가 편성된다. 이미 5일 취소된 두산-롯데 사직경기는 추후 편성으로 밀려 정규시즌 종료일이 늦어지는 것은 불가피하게 됐다. 

각각 9경기, 8경기로 가장 많은 경기를 남겨둔 롯데, KIA의 경우 언제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를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두 팀은 5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한 후보들이서 최종 순위가 나와야 가을야구 일정도 정해진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빨라야 16일 이후 시작될 수 있고, 한국시리즈는 눈이 내릴 때 열릴 가능성도 있다.

올해 KBO리그의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이 늦게 끝나는 것은 예견됐던 일이기는 하지만 10월에 찾아온 불청객 태풍 콩레이가 더욱 확실한 교훈을 줬다. 함부로 '리그 중단'을 하거나 '경기 취소'를 하지 말라는 강력한 경고장을 날린 셈이다.

이번 2018시즌, 페넌트레이스는 무려 18일이나 리그 중단을 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 파견 때문이었다. 프로야구 각팀 핵심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하다 보니 정상적인 경기 진행이 힘들어 리그를 중단해야 했다. 똑 같이 프로리그를 운영하고 있는 일본, 대만이 사회인야구, 실업야구 선수들 위주로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구성한 것과는 비교가 됐다.

한국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 리그 중단의 최소한의 명분은 지켰지만 병역미필 선수 선발 논란, 대만과 일본을 상대로 부진했던 경기 내용 등으로 '우승하고 욕먹는' 난감한 처지에 빠졌다. 이번에 태풍 영향으로 일정이 미뤄지게 되자 리그 중단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더 높아졌다.

취소 경기가 많아 잔여경기 일정이 늘어난 점도 되짚어봐야 한다. 우천 등으로 경기 취소 결정이 내려졌으나 이후 날씨가 좋아져 "왜 경기 취소를 했느냐"는 팬들의 불만이 터져나온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즉, 경기 취소 결정을 보다 신중하고 유연하게 했어야 했다는 얘기다.

이렇게 리그 일정이 늦춰질 것이 충분히 예상됐는데도 월요일은 경기를 하지 않고 더블헤더를 편성하지 않는 등 기존 틀은 유지됐다. 경기 일정을 관장하는 KBO의 안일한 대처가 아닐 수 없다.

팀당 162경기를 치르는 메이저리그는 포스트시즌에 돌입해 가을야구 열기가 드높다. 팀당 144경기를 치르는 한국프로야구는 잔여경기를 치르느라 10개팀 모두 가을야구(?)를 하고 있다. 한국시리즈는 '겨울야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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