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던 신흥 유럽 펀드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미국 테이퍼링과 함께 유럽의 경기 부양 그리고 자체적인 경기 개선이 그 이유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신흥유럽 펀드의 부활이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7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흥유럽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무려 17.13%에 이른다. 6개월(`0.72%), 연초이후 (`1.06%)와 비교하면 놀라운 수익률이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는 펀드는 블랙록 자산운용의 블랙록이머징유럽자(주식-재간접)(H)(A)로 3개월 수익률이 25.98%에 이른다. 다음으로 신한BNP 파리바의 신한BNPP봉쥬르동유럽플러스 자(H)[주식](종류A 1)로 19.22%에 이른다. 이밖에 다른 펀드들도 10% 이상의 고수익률을 구가하고 있다.

   
▲ 기자회견중인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뉴시스

신흥유럽 펀드가 잘 나가는 이유는 세가지로 볼 수 있다. 우선 미국이 테이퍼링을 통해 전 세계에 유동성을 공급하자 그동안 소외됐던 신흥유럽에 자금이 밀려왔다. 물론 현재는 테이퍼링 축소 단계지만 여전히 자금은 풀리고 있기에 신흥유럽으로의 자금 이동도 계속되고 있다.

다음은 유럽의 통화 완화를 통한 경기 부양 정책 때문이다. 미국 테이퍼링과 마찬가지로 유럽중앙은행(ECB)는 초저금리를 통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풀린 유동성은 선진 유럽으로 가기에는 부담스러워 상대적으로 주가 수준이 약한 신흥 유럽으로 몰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자체적인 경기 개선 움직임이다. 남유럽이나 동유럽 터키 러시아와 같은 신흥 유럽 국가들의 경기 지표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이들 국가들의 경기 개선 움직임도 가시화 되는 형국이다.

우리투자증권 장춘하 연구원은 "유럽중앙은행의 통화 완화 정책으로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경기 지표들도 개선됐다"며 "미국 테이퍼링으로 인한 자금 유립도 남유럽 펀드의 선전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신흥 유럽 펀드의 상승세가 한동안 계속되리라고 보고 있다. 선진 유럽의 주가 수준이 부담스러운 상황인 지금에 적절한 투자처는 그동안 부진했던 신흥 유럽 국가들이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장춘하 연구원 "선진 유럽은 주가 수준이 부담이 있는데 신흥국은 주가 매력이 있어서 추가적인 성과 개선은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