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약 1년간 공석인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CIO) 최종 면접을 실시한 지 두 달 가까이 지났지만 선임 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안효준 BNK금융지주 글로벌 총괄부문장 등을 중심으로 하는 ‘내정설’만 난무하는 가운데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CIO) 최종 면접을 실시한 지 두 달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정부는 여전히 선임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로써 작년 7월 강면욱 전 CIO가 사표를 낸 후 현재 1년 넘게 공석인 CIO 자리의 공백이 장기화 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한때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 대표가 유력 후보로 떠올랐지만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개입 논란'으로 잡음이 났고, 결국 지난 6월 하순 재공모 절차가 시작됐다. 지난 7월 19일 마감한 CIO 재공모에는 30명이 지원했고 면접 대상자는 13명으로 추려져 이번에야말로 재공모가 성사되는 것으로 보였다. 

지난 8월 21일 진행된 면접에서 통과자는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안효준 BNK금융지주 글로벌 총괄부문장(사장), 이승철 전 산림조합중앙회 신용부문 상무, 장부연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경영관리부문 대표 등 5명으로 알려졌다. 당시 보건복지부는 “(5명에 대한) 최종 검증을 공정하고 신속하게 진행해 발표할 방침”라고 발표했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최종 합격자 발표는 되지 않았다. 이 가운데 국민연금 수익률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7월 말까지 국민연금의 전체 기금운용 수익률은 연 환산 기준 1.86%에 불과했다. 이는 작년 연간 수익률(7.26%)의 4분의 1 수준이다.

기금운용본부 내 인력 유출현상까지 심화되고 있다. 심지어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12일자 신문 1면에 한국의 국민연금 CIO가 1년 넘게 공석인 사연을 소개하면서 “한국의 국면연금 CIO는 낮은 임금과 정치적 비판을 감수해야 하고 기숙사를 써야 한다”면서 “돼지 분뇨 냄새에 대한 관용은 필수”라는 조롱성 기사를 내기도 했다. 

CIO 인사에 대한 ‘설’은 계속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주진형 전 사장 내정 가능성이 급부상해 업계 관심을 집중시켰다. 주 전 사장은 지난 2016년에는 더불어민주당 총선정책공약단 부단장과 국민경제상황실 부실장 등을 역임한바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1차 청문회 당시 참고인으로 출석해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조직폭력배처럼 행동한다'는 발언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르기도 했다.

문제는 주 전 사장에 대한 노조의 반발이다. 최경진 국민연금 노조위원장은 "국민연금 기금운용은 특별한 한 사람이 와서 잘나가는 특정 주식 몇 개를 사고팔아 수익을 내는 구조가 아니다"라면서 "팀워크를 발휘해야 하는 자리인데 주 전 사장은 자기 개성이 강해 적합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한편 복지부 측은 지난 2일 보도자료를 내서 “현재 국민연금 CIO 선임절차가 진행 중이며 특정 후보자가 결정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600조원이 넘는 국민 노후자산 관리 총책을 맡은 수장 선임을 하루빨리 서둘러야 한다”며 “특정 후보에 대한 내정설을 흘리면서 여론을 저울질하는 행태가 남아 있다면 더 이상은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