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계 내년 1월부터 중금리대출 확대
사잇돌 보증한도 3조1500→5조1500억원
인터넷전문은행서도 사잇돌 대출 가능해져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정부가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위해 '사잇돌 대출'의 보증한도를 2조원까지 늘리고 민간 금융사를 중심으로 중금리 상품을 확산시키기로 했다.

저신용자는 고신용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로 대출을 받는 금리단층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인터넷전문은행을 중심으로 중저신용자를 위한 중금리 대출을 활성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8일 서울시 용산구 소재 카카오뱅크에서 농협은행, 인터넷전문은행, 서울보증보험(SGI), 은행·제2금융권협회, 신용정보원, KCB 등 유관기관과 함께 '중금리대출 발전방안 간담회'를 개최한 뒤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 2016년 출시된 사잇돌 대출의 성과에 대해 "올해 9월 말까지 약 26만명의 차주들에게 약 2조6000억원의 중금리대 신용을 공급했다"며 "민간 금융사의 중금리 대출도 출범 해 말 1조원에 못미치던 게 올해 6월 4조5000억원까지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어 "의도대로 중금리 대출 시장 조성이 이뤄진 것으로 평가돼 앞으로는 민간 중심의 중금리 대출 시장 활성화에 나설 것이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에 따라 내년 1월부터 사잇돌 대출의 보증한도는 3조1500억원에서 5조1500억원으로 확대된다. 금융당국은 한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소진 될 경우를 대비해 내년까지 대출 수요와 공급 증가 속도를 살핀 뒤 필요 시 추가 확대키로 했다.

   
▲ 자료=금융위원회 제공

사잇돌의 소득과 재직 기준도 완화된다. 바뀌는 지원 요건에 따라 은행과 상호금융권을 기준으로 연소득 1500만~2000만원, 취업 후 3~6개월 재직 중인 회사원, 창업 6~12개월 차, 사업소득 연 1500만~2000만원의 영세 사업주 등도 사잇돌 대출을 실행할 수 있다.

저축은행의 경우 연소득 1200만~1500만원, 창업 4~6개월 차, 사업소득 연 600만~800만원에 한해서만 대출이 가능하다.

비대면 채널 전용인 인터넷전문은행에서도 사잇돌 대출이 가능해진다.

내년부터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을 통해 사잇돌 대출 이용시 은행권과 동일한 소득, 재직 심사 조건을 바탕으로 2000만원에 한해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상환기간은 최대 60개월까지로 보증한도는 SGI의 5조1500억원 내에서 운영될 예정이다.

이 외에 민간 중금리대출의 경우 평균금리와 최고금리 요건을 기존 대비 최대 10.0%포인트까지 인하키로 했다.

업권별로 조달금리, 부실율, 판매·관리비 등을 감안해 금리 인하를 차등화한다는 계획이다. 예컨대 저축은행은 기존 대비 0.5%포인트, 은행은 10.0%포인트 금리가 낮아진다.

   
▲ 자료=금융위원회 제공


카드 신용대출인 '카드론'의 중금리 대출 신상품도 출시된다.

카드론의 경우 중금리 요건(가중평균금리 11%)을 충족하는 경우 제2금융권 중금리 대출과 마찬가지로 가계대출 관리 대상에서 제외하는 인센티브를 부여키로 했다.

앞으로는 카드론이 고금리로 폭리를 취하는 일 없이 중신용자의 금리 절감 수단으로 활용토록 하겠다는 취지다.

이 경우 카드론 대출증가 추이를 상시 모니터링한 뒤 이상징후가 발견되면 카드사의 민간 중금리대출을 가계대출 관리대상에 포함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금융당국은 은행 가계신용대출 금리 비교 공시 때 중금리대출을 제외한 일반 가계신용대출 금리도 추가 공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키로 했다.

또 중금리대출 취급 실적이 우수한 금융사에 대해선 담당직원 등에 대한 포상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중금리대출로 축적된 정보에 대해서는 서울보증보험과 사잇돌 취급 금융사간 정보를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소득 수준, 연체일수·연체금액 등을 비식별화한 뒤 이를 전 업권에 걸쳐 활용키로 했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은 신용정보법을 개정해 신용평가모형 고도화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발표에 따라 금융당국은 중·저신용자에 대한 중금리 대출 공급액이 연간 7조9000억원 수준까지 확대할 것으로 기대했다.

장기적으로는 금융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 애로사항이 해소되고 금리단층 현상도 완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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