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바른미래당은 8일 판문점선언 비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의원 워크숍을 열고 한자리에 모였지만 시작부터 삐걱거리는 모양새다. 특히 이날 예정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보고를 두고서도 일부 의원들이 반발하며 퇴장하는 모습을 보여 당론을 모으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손학규 대표는 워크숍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인 대세가 됐다”며 “우리 국회도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를 위해 역할을 할 때가 됐고, 바른미래당도 한반도의 안전과 평화를 지키겠다는 생각에서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조 장관을 초청해 정부의 대책을 듣고, 의문점과 문제점, 대책 등을 함께 토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도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한 정세가 과거와 다르게 전개되고 있는데, 이번 기회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이루는 데 국회도 해야할 일은 적극 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며 “바른미래당이 수구 냉전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한 자유한국당과 달리 노력해 나간다는 것을 보여주는 계기”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바른미래당 지도부와 달리 지상욱·이학재·김중로 의원들은 조 장관의 워크숍 참석의 절차상 문제점을 지적했다.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 장관의 초청에 이의를 제기한 지 의원은 “(당이) 다른 일정에 국회 비준동의에 반대하는 전문가를 부르겠다고 해서 오늘은 넘어간다”면서도 “바른미래당 내에 냉전적 안보관을 가진 사람은 없다. 다만 너무 앞서가거나 따져보지 않고 북미정상회담도 전에 앞서가는 모습을 보이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학재 의원 역시 “오늘 이 자리는 국회의 판문점선언 비준과 관련해 의원들 의견을 듣는 자리인데 조 장관이 와서 무슨 얘기를 하겠느냐”며 “비준을 빨리 해달라는 정부의 입장은 다 알고 있다. 이미 바른미래당이 국회 비준을 마음속에 결정해 놓고 형식적 절차를 밟는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의 비핵화가 완전히 이룩되기 전까지 종전선언은 절대로 불가하다는 국민도 굉장히 많다”며 “이런 부분을 의원들이 충분히 토론하고, 필요하다면 조 장관을 불러 보고받는 게 순서이지 다 정해놓은 상태에서 국회 비준을 해달라고 요청하는 정도의 장관을 불러 보고받는 건 앞뒤가 안 맞는 절차”라고 지적했다.

군 출신 김중로 의원도 “미리 얘기를 해놓고 의원총회를 소집해 (조 장관의) 얘기를 듣는 게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 절차상 도저히 이해 못할 의사 결정을 하는 데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조 장관은 오시지 않는 게 좋을 것 같고, 오면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후 이들 의원은 조 장관이 워크숍에 참석하기 전 자리를 떠났다. 관련해서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열고 “(조 장관 보고에 대해) 의원 간 상당한 정보 차이로 의식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며 “안타깝게도 (지 의원과 유 의원 등은) 참석하지 않는다고 한다”고 전했다.

   
▲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왼쪽)./사진=바른미래당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