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벵갈고양이가 등장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무위 국정감사에 벵갈고양이를 데리고 나와 지난달 대전에서 발생한 ‘퓨마 사살’ 사건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질타했다.

벵갈고양이와 함께 국감장에 나온 김 의원은 “9월 18일 3차 남북정상회담 때 사살된 퓨마와 비슷한 것을 가져오고 싶었지만, 퓨마를 너무 고생시킬 것 같아 안 가져왔다”며 “동물을 아무 데나 끌고 다니면 안되지 않나. 그래서 한번 보시라고 작은 동물을 가져왔다”고 했다.

김 의원은 “남북정상회담일 저녁에 대전 모 동물원에서 퓨마 한 마리가 탈출했는데 전광석화처럼 사살했다”며 “회담을 하는데 눈치도 없이 퓨마가 탈출해서 인터넷 실검 1위를 계속 장식했고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소집됐다. 화상회의가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퓨마가 불과 3시간여 만에 사살되고 NSC는 1시간 35분 만에 소집됐는데, 지난해 5월 북한에서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는 2시간 33분 만에 열렸다”며 “북한에서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보다 훨씬 더 민첩하게 청와대가 움직였다”고 지적했다.

또한 “퓨마가 사람을 공격하는 것은 거의 보고된 적이 없다. 원래 고양잇과 동물 중에서도 가장 온순한 것으로 알려진 게 퓨마”라며 “(퓨마에게) 마취총을 한 번 쐈음에도 안 죽으니까 바로 사살했는데 불쌍하지 않나. 왜 이렇게 호들갑을 떠나”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NSC 소집은 제가 다시 확인하겟지만 절대 사실이 아니다. 제가 멤버라서 알고 있다”고 NSC 소집 의혹을 부인했다.

홍 실장은 퓨마 진압 과정과 관련해 “처음 마취총을 쐈고, 마취가 안돼 9시 45분 사살했다”며 “사살되지 않고 울타리를 넘어 인근 주민에게 피해를 끼쳤다면 정부를 얼마나 비난했을지 우려했다. 사살은 동물원 관계자와 전문가가 협의해서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벵갈고양이를 국감에 등장시킨 김 의원을 두고 동물보호단체의 비판이 제기됐다. 동물해방물결은 성명에서 “정치인은 개인의 유명세를 위해 살아있는 동물을 이용하는 무책임한 정치쇼를 멈춰야 한다”며 “국민의 동물권 의식을 수용하고 그에 걸맞는 행보를 보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