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의 자유한국당 복귀가 점쳐지고 있다. 동면에 들어갔던 잠재적 당·대권 주자들이 내년 전당대회를 앞두고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황 전 총리 등 입당 추진설을 묻는 질문에 “입당이라기보다는 문재인 정권을 견제하고 감시하기 위해 ‘범(凡)보수 대연합’이 이뤄져 힘의 결집을 통해 정권의 독단과 전횡에 맞서야 한다는 게 당의 현실적 판단”이라고 했다.

이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보수궤멸’을 말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인데 보수가 분할된 상황에서는 정권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며 “시급한 것은 범보수 결집을 통해 정권과 맞서 싸우는 일이다. 그 일은 어떤 격식과 형식에도 구애받아서는 안 된다”고 부연했다.

황 전 총리는 지난달 유기준·윤상현·김진태·박대출·정용기·윤상직 등 한국당 의원들과 서울 마포구 모처에서 오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차기 당 대표 출마권유를 받았지만 “지금은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게 중요하다”며 즉답은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보다 앞서 본인의 수필집 출판기념회를 여는 등 정계복귀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국당은 바른정당 탈당 이후 현재 무소속으로 있는 오 전 시장에게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지난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던 오 전 시장은 지선 당시 한국당 유세를 지원하는 모습도 보였다. 여기에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도 최근 입당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오 전 시장의 입당설에 무게감이 실리는 양상이다.

뿐만 아니라 지선 당시 무소속으로 재선에 성공한 원 제주지사는 물론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 등도 눈여겨보는 시선이 많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거론되는 인물들 중 몇몇은 대권 주자로 분류해도 손색이 없다”고 평했다.

이러는 와중에 한국당 인적쇄신의 칼자루를 쥔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도 11일 출범했다. 조강특위의 실권을 쥔 전원책 위원은 전날 전당대회 출마가 예상되는 김무성·홍준표 전 대표를 겨냥 “(전대 출마를) 끝까지 고집하면 본인들 스스로가 무덤을 파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김·홍 전 대표를 비롯해 황 전 총리와 관련, “저분들이 (전대에) 나와서 굉장히 혼란한 상황이 있다면 그냥 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계파 갈등이 재연되는 것을 경계했다. 

관련해서 비대위 관계자는 “보수 리더로 거론되는 분들을 모셔오는 데 (당 지도부가) 힘을 쏟을 것 같다”며 “황 전 총리나 오 전 시장을 당으로 모시겠다는 건 전대가 아니라 흩어진 보수를 통합시키자는 차원의 논의”라고 선을 그었다.

   
▲ 황교안 전 국무총리./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