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트레이 힐만 SK 와이번스 감독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미국으로 돌아간다. SK 감독 2년차인 올 시즌 팀을 정규시즌 2위로 이끌며 지도력을 발휘했고 구단의 재계약 제의가 있었지만 가족 문제로 재계약을 고사했다.

힐만 감독은 13일 LG 트윈스와 정규시즌 최종전 홈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한국에서의 2년 생활을 정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힐만 감독이 미국으로 돌아가는 것은 메이저리그 팀의 입단 제의를 받았거나 SK의 재계약 조건 등에 불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SK 구단도 힐만 감독이 부임 첫 해인 지난 시즌 팀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올려놓고 이번 시즌에는 정규시즌 2위까지 이끈 지도력을 높이 평가하고 재계약 제의를 했다.

   
▲ 사진=SK 와이번스


하지만 힐만 감독은 가정사 때문에 고심 끝에 미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힐만 감독에게는 고령의 부모가 있는데 모두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데다 마땅히 볼봐줄 사람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아내도 지난해 큰 수술을 받는 등 가족 문제로 근심이 많았다.

힐만 감독은 "구단과 수 차례 미팅을 가졌다. 구단은 내가 계속 팀을 맡기를 바랐고, 나도 그러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나를 필요로하고 원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재계약) 제의에 대해서는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하면서도 "내게 첫 번째는 하느님, 두 번째는 가족, 세 번째는 직업이다. SK 가족들도 소중하게 생각하지만 미국에 있는 가족이 우선인 상황이다"라며 가족 때문에 한국을 떠나게 됐다는 사실을 알렸다.

2위를 확정한 SK는 플레이오프에 직행해 포스트시즌을 치러야 한다. 당초 구단은 힐만 감독의 거취 문제를 포스트시즌이 끝난 후에 알리고 싶어 했다. 그러나 힐만 감독은 일본 니혼햄을 맡아 우승을 시킨 후 캔자스시티 감독으로 부임했을 때 많은 비난을 받았던 기억이 남아 있었다. 어차피 미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한 바에야 미리 그 사실을 알리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을 하고 정규시즌이 끝나는 이날 자신의 입장을 밝히기로 한 것이다.

SK의 최종 성적이 어떻게 될 지는 알 수 없다.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할 수도 있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우승할 가능성도 있다. 어떤 결말이 나든 힐만 감독은 KBO리그에서 SK의 사령탑을 맡아 또 한번 성공적인 지도자 경력을 남기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SK 구단은 포스트시즌 준비와 동시에 힐만 감독의 지휘봉을 건네받을 차기 감독 인선 작업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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