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2018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일정이 14일 모두 끝났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5팀은 가을야구 준비에 들어갔고, 탈락한 팀들은 반성과 함께 재정비를 시작하게 될 것이다.

6~10위 최종 순위는 삼성, 롯데, LG, kt, NC였다.

지난 2년 연속 9위를 했던 삼성이 6위로 순위 상승을 했고, 3년 연속 꼴찌였던 kt는 창단 후 처음으로 탈꼴찌를 했으니 두 팀은 실패 속에서도 위안삼을 만한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롯데, LG, NC의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나 순위에 대해서는 구단뿐 아니라 팬들의 상실감이나 박탈감이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었다.

어느 팀이 최악의 실패를 맛본 것일까.

   
▲ 사진=롯데 자이언츠


7위 롯데는 시즌 막바지까지 5위 가능성을 놓고 KIA와 살얼음판 경쟁을 벌이다 고비를 넘지 못하고 미끄러졌다. 만약 5위라도 했다면 롯데는 '면피'를 할 수 있었을까.   

롯데는 지난해 3위를 했던 팀이고, 최근 FA 영입 등에 가장 많은 투자를 했다. 올 시즌 연봉 총액 1위팀이 롯데였다. 시즌 전 예상에서는 우승후보로까지 거론됐다.

기대감만 놓고 보면 롯데의 7위는 '말이 안되는' 성적이다.

롯데가 난국에 빠진 원인을 따져보자면 프런트와 선수단 모두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지난 시즌 후 롯데는 대체불가 안방마님 강민호와 FA 재계약을 하지 못하고 삼성으로 떠나보냈고, 외국인 에이스 린드블럼과 재계약도 실패해 두산 유니폼을 입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프런트의 무능함이 드러난 계약 실패였다. 민병헌, 채태인을 영입해 전력 보강을 했다지만 기여도나 무게감 면에서 '난자리'를 메우기는 역부족이었다.

지난해 후반기 돌풍을 이끌며 3위를 일궈내고 3년 재계약을 한 조원우 감독이 어떤 지도력을 발휘했는지도 의문이다. 초반 연패를 할 때도 그랬고, 아시안게임 휴식기 후 연패에 빠질 때도 조 감독은 외부에서 보기엔 '속수무책'이었다. 박세웅, 박진형이 부상으로 빠지자 선발진과 불펜진이 무너졌는데 마땅한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 듀브론트와 번즈의 교체 시기를 놓쳤고, 안중열 전병우 같은 신선한 피의 수혈은 너무 늦었다. 

8위 LG 역시 팬들 앞에 고개를 들 수 없을 지경이다. 류중일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고 거액을 들여 김현수를 영입하고도 2년 연속 가을야구 구경꾼이 됐다. 

   
▲ 사진=LG 트윈스


외국인타자 복이 없었다는 핑계는 비슷한 처지였던 두산과 비교하면 할 말이 없다. 괜찮은 선발진을 보유하고도 불펜을 정비하지 못한 고민은 시즌 끝까지 계속됐다. 아시안게임 대표로 뽑혔던 오지환 논란까지 더해지며 안정권처럼 보였던 5위권 성적을 유지하지 못하고 순위가 뚝뚝 떨어지는데도 마땅한 대책을 찾지 못했다.

창단 후 첫 꼴찌의 쓴맛을 본 NC는 지난 4년 연속 포스트시즌 단골 멤버였다는 점에서 충격파가 적지 않다.

그동안 효자 외국인 선수들 덕을 가장 많이 봤던 NC이기에 왕웨이중, 베렛, 스크럭스가 모두 기대에 못 미치자 팀 전체가 흔들렸다. 김태군이 군 복무를 위해 자리를 비운 안방은 허전하기만 했다.

신생팀을 일찍 강팀 대열에 올려놓았던 김경문 감독을 수습할 기회도 주지 않고 6월초 서둘러 경질하고 단장이었던 유영준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데서 NC의 최하위는 이미 예견됐다고 볼 수 있다. 시즌 도중 지휘 체계가 갑자기 바뀌자 선수단의 끈기와 승부욕도 실종됐다.

롯데는 3년 재계약을 해 아직 2년이나 계약 기간이 남은 조원우 감독의 거취 문제가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LG는 삼성 왕조를 이끌었던 류중일 감독을 영입하고도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기본적인 성과조차 못내 고민스럽다. NC는 감독을 새로 선임하고 새 판을 짜야 한다.

세 팀이 실패한 시즌에 얼마나 심각성을 느끼고 어떤 대처를 하는지를 보면, 다음 시즌에 대한 답도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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