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거래일간 누적 유출규모 2월초 이후 최대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10월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신흥국 시장에서의 외국인 증권자금 유출이 다시 확대되고 있다.

15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최근 5거래일간 외국인 증권자금의 누적 유출규모는 지난 2월초 이후 최대 규모로 추정된다.

당시엔 미 국채금리 급등과 주가 급락의 여파로 순유출이 급증했었다.

최근 유출요인으로는 우선 미중 무역전쟁을 들 수 있는데, 미국의 통상압박이 중국에 집중되고 양국 갈등이 외교.군사분야까지 확대되면서 중국경기 둔화 및 금융불안 가능성이 증대되고 있다.

또 미 국채금리 급등과 이에 대응한 신흥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으로 대.내외 부채부담이 큰 신흥국 비금융기업의 원리금 상황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아울러 국제유가가 수급불안 우려 등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시장 컨센서스도 상향조정돼 인도, 인도네시아 등 원유 수입국들의 경상수지 악화 우려가 증대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간의 '자금쏠림', 반도체 업황 둔화 등에 따른 '기술주 조정'은 IT업종 비중이 높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신흥국 증시의 조정압력을 가중시킨다.

게다가 2009년 이후 신흥국으로 유출된 미국의 해외증권투자자금이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감세정책과 미 연방준비제도의 유동성 회수 등으로 미국 본국으로 환류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글로벌 자금의 단기 내 신흥국 복귀 유인이 부족, 외국인자금의 추가유출 가능성이 높으며 중국경제 둔화, 신흥국 부실기업의 채무불이행 증가가 위험요인으로 꼽고 있다.

강영숙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상대적 안전자산으로 인식됐던 아시아의 역내 불안요인이 증가하고 있으며, 중국경제에 대한 위험인식 확산시에는 자금유출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면서 "차환여건의 악화로 과도한 기업부채가 신흥국 금융불안의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위험성에는 한국 증시도 예외가 아니다.

무역분쟁 등으로 중국이 본격적인 경기 하강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공포감이 확산되면 대외 의존도가 높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출되는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긴축적 금융여건과 유가상승 우려, 기술주 조정 등에서도 우리나라는 예외가 아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성 자금 비중이 높을수록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이 확산될 때, 외국인이 투자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 경제 불안으로 리스크 회피 성향이 커질 경우, 신흥국 평균보다 우리 증시가 더 빠르게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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