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는 15일 친이(親이명박)·친박(親박근혜) 등 계파청산 의지를 드러내며 “새로운 보수·자유주의자에게 문호를 개방해 경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원책·강성주·이진곤·전주혜 등 4명의 조강특위 외부위원들은 이날 ‘당원, 당직자, 당협위원장, 국회의원 여러분에게 드리는 고언’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므로 신진(新進)에게 길을 열어야 한다”며 이처럼 밝혔다.

이들은 “한국당은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다. 문재인 정부의 폭주에도 불구하고 국민은 여전히 한국당을 외면한다”며 “한때 보수를 자임하던 정당, 나라의 성장을 주도했다고 자부하던 정당, 자유민주주의 아래 통일을 꿈꾸던 정당이 왜 이 지경에 내몰렸나”라고 했다.

이어 “조강특위가 출범하니 말들이 무성한데, 원로 정치인부터 모사(謀士)까지 지금 한국당을 회복 불가능한 중환자로 여긴다”며 “한국당은 보수·자유주의에 복무했나. 자유와 책임, 도덕성에 충실했나. 미래세대를 위한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긴 한가”라고 되물었다.

이들은 “한국당이 배출한 대통령 두 분을 감옥에 보내고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의원 몇 분이 법정에 가 보았나. 친이·친박 할 것 없이 처참한 보수궤멸에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며 “돌이켜보면 지난 9년 집권기간 동안 한국당은 이 상황을 자초하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또한 “당헌·당규와 상관없이 전권을 가졌던 2012년 비상대책위원회가 ‘경제민주화’라는 진보주의 강령을 받아들이고 이념과 동떨어진 ‘새누리당’이라는 정체불명의 당명으로 바꾸고 ‘보수를 버려야 한다’며 빨간 색깔로 당색을 바꿨을 때 한국당은 침몰하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왜 그때 아무도 저항하지 못했나”라며 “망명가정치·보스정치에 매몰돼 당내 민주주의와 동떨어진 충성경쟁을 벌일 때 한국당은 무너졌다”며 “권력을 재창출한 뒤에는 다들 대통령의 눈치를 보거나 아부하기에 바빴고, 뒤편에서 ‘제왕적 대통령제’라며 탓했다. 마침내 절대권력이 무너지자 그를 공격하는 세력에 동조하기에 급급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아무도 반성하지 않았고 서로 네 탓이라며 성토하기에 바빴다”며 “뜻대로 한쪽을 쳐낸다면 보수·자유주의가 회복될까. 승자가 대중의 지지를 얻어 보수의 희망으로 떠오를 수 있을까”라며 “아니다 어느 쪽이든 승복하지 않을 것이고 당은 헤어날 수 없는 늪에 빠져들 것이고, 이 정권의 적폐청산· 극우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보수주의를 회복해야 한다. 서로에 대한 의심을 거둬야 하고, 그 첫걸음은 철저한 자기반성”이라며 “무엇보다도 정권을 되찾겠다면, 국가를 경영할 지식과 열정을 갖추었는가를 스스로 따져봐야 하고, 자문과 성찰이 보수의 희망을 되살리는 길”이라고 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조강특위 외부위원은) 일체의 사심을 버리고, 그 어떤 결정에도 개개인의 사적인 감정과 인연이 개입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계파정치를 청산하고 자신의 입신영달만을 생각하는 정치를 배제하겠다”고 다짐했다.

더불어 “모든 허영을 외면하고, 선수는 물론 그 어떤 경력도 감안하지 않겠다”며 “ 양지와 음지도 구분해 지금까지 들어왔던 ‘웰빙정당’이라는 비난을 더이상 듣지 않도록 체질을 바꾸겠다”고 덧붙였다.

   
▲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김용태 조직강화특위 위원장, 전원책 조직강화특위 위원 등은 11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자유한국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