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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장밋빛' 감도는 북한 자원 개발사업, 숨은 가시 조심해야
한국광물공사, 북한 지하자원 가치 3200조원으로 평가
국제표준 적용시 가치 하락…인프라 열악해 개발 난항
승인 | 나광호 기자 | n04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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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8-10-16 15:3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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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나광호 기자]문재인 정부가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제시하고 한국광물자원공사 등을 중심으로 북한에 3200조원 이상의 지하자원이 매장됐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북한 자원개발 사업에 대한 기대가 고조되고 있지만, '남해주식회사 버블'과 같은 상황을 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711년 영국에서는 남해주식회사가 설립됐으며, 이후 영국은 스페인령 서인도제도의 일부 섬에 대한 노예 수출 독점권을 획득했다. 영국 정부는 이 회사에게 브라질을 제외한 남미 전역에 대한 무역 독점권 및 주식 발행을 통해 자금을 모집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다.

아시엔토 무역 독점을 통해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자 사람들이 대거 참여해 주가가 폭등했으나, 당시 남미 지역은 사실상 스페인의 관할이었던 탓에 수익 창출에 난항이 생겼다. 영국 정부가 무역 독점을 허용한다고 해도 실질적인 소득을 올릴 수 없었고, 결국 주가가 폭락하게 된다.

이에 대해 영국 하원의원은 실질적 사업내용이 없는 이 회사의 주식 매수는 이성을 상실한 행위라고 매도했으며, 아이작 뉴턴도 이때 대규모 손실을 입고 '나는 천체의 운동은 계산할 수 있으나, 인간의 광기는 계산할 수 없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지난 2008년 자원공기업 비대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자원매장량 계산을 부풀려 손실을 야기한 바 있다. 확인매장량(P1)의 경우 90%, 추정매장량(P2)과 가능매장량(P3)은 각각 50%·0%를 인정하는 것이 국제표준이지만, 석유공사는 해외자원개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P1과 P2를 100%로 인정하고 P3까지 일부 인정하는 등 사업성을 부풀린 경우가 있던 것이 지적됐다.

광물공사 역시 2003년 북한 정촌 흑연광산에 투자했으나, 목표치의 10%도 건지지 못한 바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광물공사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광물공사는 정촌 광산에서 연간 1830톤 가량의 흑연을 수입할 계획이었으나, 2007년 550톤을 반입한 것을 비롯해 지금까지 총 850톤만 반입됐다.

   
▲ 북한 지하자원 현황/사진=자연환경지질학회지


생산량도 당초 2600~3000톤 가량 생산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2009년 1500톤을 생산한 것이 가장 많은 수치에 불과할 정도로 수익성 검토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도 2010년 정부의 5·24 조치로 반입이 중단된 상태다.

또한 중국(35건)·일본(2건)·프랑스(2건)·스위스(1건) 등 총 40여개사가 자원개발을 위해 북한에 진출했으나, 이 중 생산 중인 10건을 제외한 나머지는 MOU만 체결했거나 체결 후에도 실질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이에 대해 △북한 광산의 매장량 과대평가 △전기·도로·유통 등 인프라 부족 △사회주의 경제체제 등을 이유로 꼽았다. 북한은 개혁과 개방경제를 통해 사유재산과 요금제도를 인정하는 시장경제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북한에 매장된 자원에 대한 의문이 드는 것은 북한이 1988년 '조선지리전서'를 발간한 이후로는 최신 정보를 밝히고 있지 않는 것과 발표 기관마다 지나치게 상이한 결과를 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자원의 잠재가치는 부존하는 모든 광물의 양과 평가 당시 시장가격을 곱한 것으로, 실제 가치와는 거리가 있다. 마그네사이트 등 일부 광물을 제외하면 북한 지하자원의 품위가 높지 않아 우리 경제에 크게 도움 되기 어려울 것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특히 철광석과 석탄의 품위가 문제로 꼽히고 있다.

남북철도 구축에 있어서 유엔(UN) 대북제재를 차치하더라도 30년간 160조원이 필요하다는 한국교통연구원의 분석결과와 발전설비 부족으로 광산 운영도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으로 볼때 면밀한 사업성 검토 및 북한의 투명한 정보공개가 전제되지 않는 자원개발은 암바토비·볼레오의 재현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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