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에어 리퀴드·엔지 3각편대 수소생태계 조성 총력
파리 STEP, 현대차와 함께 시작해 62대 수소택시 통해 공기 정화중
친환경성이 강조되고 있는 완성차 시장에서 전기차의 다음세대 친환경차 수소연료전지차가 눈길을 끌고 있다. 완성차 산업에서 국내기술이 유일하게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분야다. 이런 기술력을 인정받아 글로벌 프리미엄브랜드에서 기술제휴를 제안받고 있고 자동차 본고장에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아직 규제에 가로막혀 선전하고 있지 못하며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에 현대차가 보유하고 있는 수소차에 대한 기술력과 경쟁력을 살펴보고 국내외 수소차산업 활성화를 지원하는 규제개혁에는 어떤 문제들이 있는지 3회에 걸쳐 조명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환경문제에 까다로운 프랑스가 현대자동차 2세대 수소연료전지차 넥쏘를 오는 2025년까지 5000대 수입을 약속하며 국내 수소차 기술력을 입지를 공고히 했다. 

차세대 친환경차이자 궁극의 친환경차로 꼽히고 있는 수소차다. 현재 일반인을 대상으로 판매중인 수소차는 3가지 차종이 전부다. 이중 지난 2월 최신기술을 포함하고 출시를 알린 차량은 현대차 넥쏘가 유일하다. 나머지의 경우 2016년에 출시된 토요타 미라이와 혼다 클라리티가 있다. 

   
▲ 현존 최고성능을 자랑하는 현대자동차 수소전기차 넥쏘 /사진=현대차


17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더 웨스틴 파리 방돔 호텔에서 현대차, 프랑스 에어리퀴드(Air Liquide), 엔지(Engie)사는 수소전기차 및 수소충전소 보급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3사가 서명하는 MOU에는 전 지구적 과제인 온난화를 방지하고 대기오염을 줄이려는 공동 노력이 담겨 있다.

이번 MOU를 통해 현대차는 오는 2025년까지 프랑스에 승용차뿐 아니라 버스·트럭 등 상용차에 이르기까지 총 5000대의 수소차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에어리퀴드와 엔지는 오는 2025년까지 프랑스에 수소차 보급을 위한 충분한 충전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아울러 3사는 프랑스 내 △수소충전 인프라 구축 투자 및 운영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공동 개발하고 △정부 및 유럽의 관련 정책과 재정적 지원을 이끌어 내는 노력을 병행하며 △클린 모빌리티 실현을 위한 수송용 수소 연료 활용도 제고를 도모하기로 했다.

특히 에어리퀴드의 경우 한국에서도 수소 충전 및 생산 인프라 확대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에어리퀴드는 국내에서 연말께 설립 예정인 특수목적법인(SPC)에 대한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는 주식회사 형태로 약 2000억원 규모의 자본금을 마련해 오는 2022년까지 국내에 100기의 수소충전소를 구축하고 수소경제 사회를 향한 마중물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에어리퀴드는 최근에도 여수국가산업단지에 수소·일산화탄소 등 산업용 가스를 생산하는 제 4공장 건립을 목적으로 전라남도 및 여수시와 약 1300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에어리퀴드는 차세대 에너지원인 수소관련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갖춘 프랑스 회사로, 현대차와는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 수출 1호차인 현대자동차 2세대 수소연료전기차 넥쏘를 시승중인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프랑스의 에너지 기업인 엔지는 전력 생산, 가스 보급, 에너지 수송 및 저장 인프라, 에너지 사업 관련 솔루션 등을 제공하는 다국적 에너지 회사다. 수소차는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물론, 외부의 전기 공급 없이 연료전지 스택에서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생산된 전기로 모터를 움직여 주행한다. 

스스로 전기를 생산하는 만큼 일상생활 속에서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 내연기관 대체를 통한 환경개선과 차량 운행시 공기 중 미세먼지 정화도 가능하다. 이에 세계 주요국들은 환경에 대한 관심 증대 및 배기가스 규제 강화 추세에 맞춰 수소차에 더욱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3사 MOU는 수소차 제조, 수소 생산 및 충전소 구축, 에너지 생산과 인프라 구축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 기업들이 모여 수소차와 충전 인프라의 동시 보급 확대를 모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수소전기차는 무공해 차세대 이동 수단으로 주목을 받아 왔지만, 충전 시설 부족이 차량 보급 확대의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오는 2050년까지 수소전기차가 전 차급으로 확대돼, 승용차 4억대, 트럭 1500만대~2000만대, 버스 500만대가 보급될 전망이다. 

향후 운행 거리가 길고 고정된 노선을 기반으로 하는 대중교통, 트럭 등 물류 밸류체인, 수직이착륙 항공기 등의 분야에서 에너지 밀도가 높고 충전이 용이한 수소 및 수소연료전지의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수소차와 충전 시설 공급이 결합된 패키지 형태의 사업모델이 주목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달 현대차가 스위스 수소 에너지기업 H2Energy와 오는 2023년까지 대형 냉장밴용 및 일반밴용 수소전기트럭 1000대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이 대표적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현대자동차 2세대 수소연료전기차 넥쏘를 택시로 사용하고 있는 STEP의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와 관련 현대차는 앞서 세계 최초 수소차 리스 판매를 비롯해, 국·내외에서 수소택시 및 수소차 카셰어링 사업 등을 지원한 바 있다. 

한편 프랑스 스타트업 STEP(파리지앵 전기택시 회사)는 지난 2016년 5대의 투싼 수소차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해 현재 62대의 수소택시를 운영중이다. 파리의 수소택시는 오염 물질 배출이 없는 친환경 도심 대중교통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주행 과정에 오염 물질을 내뿜는 게 아니라 반대로 대기를 정화하기 때문이다. 수소전기차는 차량 내부 수소 탱크에 저장된 압축 수소를 연료 전지에 보내 공기 중 산소와 결합시켜 전기를 만든다. 이 전기로 차량을 움직인다. 

이 과정에 유해 배출 가스는 전혀 없고 물만 나온다. 대신 산소를 흡입하는 과정에 필터로 공기를 정화한다.

현대차에 따르면 올 2월 출시된 넥쏘 수소전기차의 경우, 1시간을 달리면 공기 26.9㎏이 정화된다. 이는 성인(체중 64㎏ 기준) 42.6명이 한 시간 동안 호흡할 수 있는 양이다. 넥쏘 10만대가 2시간 주행하면 성인 35만5000명이 하루 동안 숨쉴 수 있는 공기가 정화된다는 이야기다.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은 "글로벌 수소전기차 기술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물론 수소전기차 대중화를 위한 혁신적인 협력모델 제시 노력도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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