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외교부가 작성한 내부문건에서 미국 국무부가 '9·19 남북 군사분야 합의'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알려졌다.

문화일보가 16일 보도한 외교부 안건자료 '대미 협의 방향'이라는 내부문건(8일 작성)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와 전화통화한 내용과 관련해 문건의 '남북 군사 분야 합의서 관련 대미 설명회 결과'라는 항목에서 이같이 밝혀졌다.

외교부 문건에는 "합의서 발표 전후 공조 부족에 대한 미 국무부의 불만이 표출"이라며 "미 측은 남북 교류를 추진할 때 국방 분야에서 각급의 협의를 넘어 한미 공동 인식하에 공조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해졌다.

문화일보 보도에 따르면, 외교부의 해당 문건은 지난달 28일 열렸던 '남북 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회 회의 결과 관련'이라는 대목에서 "미국은 한미간 소통이 원활해졌다고 평가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강경화 장관은 10일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항의하면서 욕설하지는 않았다고 답했지만, 폼페이오 장관이 군사합의서에 대해 '미군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일 뿐 아니라 한국측으로부터 사전에 자세한 설명과 협의가 없었다'고 강 장관에게 격분했다는 일본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로버트 팔라디노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국무부에서 간담회를 열고 폼페이오 장관의 불만 표출에 대해 "우리는 서로 솔직하게 말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가까운 동맹국들과 여러차례 이러한 점들을 극복할 수 있다"며 "한국과 거의 매일 대화하며 긴밀히 협력하고 있고 많은 것에 대해 함께 얘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내부문건 내용에 대해 묻자 "관련 사실에 대해 확인해 드릴 수 없음을 양해하여 주기 바란다"며 말을 아꼈다.

노 대변인은 이날 "우리 정부는 남북 간 군사 분야 합의서 체결 또한 남북교류와 관련된 모든 과정에서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해왔고 앞으로도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며 "철도협력 등을 포함해 남북교류사업은 대북제재 틀을 준수한다는 원칙하에 추진되고 있고 이와 관련해 미국과 긴밀히 협의해 왔다"고 언급했다.

   
▲ 외교부가 작성한 내부문건에서 미국 국무부가 '9·19 남북 군사분야 합의'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16일 알려졌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