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 내부 임직원들에 의견 수렴 중...회계 처리 방식 등 복잡, 봉사료 없애도 상품 가격 영향 없을 듯
   
▲ 롯데호텔의 이그제큐티브 타워 스위트룸./사진=호텔롯데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일부 특급호텔들이 '호텔봉사료(service charge)' 폐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타업종에는 없는 호텔업에만 강제적으로 봉사료를 부과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는 정치권 및 여론의 지적 때문이다. 

하지만 호텔봉사료 항목이 없어진다고 상품 가격이 낮아지는 등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호텔봉사료 항목을 없애기 위해서는 임금 체계, 회계 등 여러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해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16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은 최근 호텔봉사료 항목을 폐지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최근 호텔들이 봉사료를 강제적으로 부과한다는 것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있다는 것을 알고 호텔봉사료에 대해 여러모로 검토하고 있으며 임직원들에게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 역시 "최근 호텔봉사료에 대한 이슈가 있어 경영진 측에서 이에 대한 폐지나 지속 여부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며 "하지만 구체적으로 진행된 사항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국내 호텔들이 호텔봉사료를 폐지하게 되면 재무제표상 잡수입에 포함됐던 '호텔봉사료' 항목이 매출액에 포함될 수 있다. 또한 봉사료를 받아 직원들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했던 호텔들 역시 임금 체계에 변동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호텔봉사료를 폐지한다 하더라도 단기간 내에 해결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국내 호텔들의 호텔봉사료는 1979년 교통부가 종업원들의 과다한 팁 요구에 따른 고객 불편을 줄이고, 종업원의 처우 개선과 서비스 평준화를 추구하기 위해 숙박이나 식사비용에 대해 일괄적으로 10%의 추가금액을 청구하는 방식의 행정지시로 봉사료 제도를 시행했다.

따라서 그 당시에 호텔 영업을 시작했던 신라호텔, 롯데호텔,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 하얏트 호텔, 밀레니엄 힐튼 호텔, 더 플라자 호텔, 인터컨티넨탈 호텔 등이 객실 가격에 봉사료를 따로 받고 있다.

   
▲ 그랜드 하얏트 서울은 객실 가격에 봉사료를 따로 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오픈한 호텔이나 비즈니스호텔 등에서는 부가세만 포함 시키고 봉사료는 받지 않고 있다. 이런 일관되지 않은 '호텔봉사료' 정책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피해도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호텔에서는 봉사료를 부과하지 않지만, 온라인 여행 예약사이트(OTA)에서는 부과하기도 하면서 소비자들의 피해와 혼란이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신라호텔과 웨스틴조선호텔, 더 플라자 호텔, 인터컨티넨탈 호텔 등에서는 봉사료 항목 폐지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호텔의 주요 고객은 외국인들인데 객실 가격에 봉사료를 포함하게 되면 기준 가격이 올라가면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일 수 있으며 봉사료 항목을 폐지하게 되면 추가로 봉사료(팁)를 줘야 하는 게 아니냐고 고객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컨티넨탈 호텔을 운영하는 파르나스 호텔 관계자는 "인터컨티넨탈 호텔은 IHG 계열 체인 호텔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독자적으로 봉사료 폐지를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한편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7일 명시적인 법적 근거가 없는 호텔봉사료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혼란과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정부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사업자가 가격 등 상품정보를 제공하면서 별도의 추가비용이 없는 것처럼 표시하는 경우 전자상거래법 위반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라면서 "더 이상의 소비자들 혼란과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정부의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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