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표적 메세나…허니버터칩·죠리퐁 탄생 비화 등 예술과 과자 이야기
[미디어펜=문상진 기자]"지난 50년간 나는 '어떻게 하면 과자로 고객들에게 감동을 전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삶의 화두처럼 안고 살아왔다. 그리고 사람의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매개체로서 과자의 존재 이유를 찾아냈다. 사람들에게 감동과 기쁨을 줄 수 있는 과자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과자를 만드는 우리가 손끝에서부터 깨어 있는 감성과 예리한 안목을 가진 예술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과자는 마음이다' 242p. 

   
예술과 경영을 접목한 AQ경영 기법을 통해서 크라운해태제과를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문화 친화 기업으로 이끌고 있는 경영인. IMF 구제 금융 시절 부도의 위기를 맞았던 크라운제과를 이끌고 해태제과를 인수해 세상을 놀라게 했던 사람.

크라운해태제과 윤영달 회장이 임직원들의 이야기와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자전이자 경영에세이를 출간했다. 한국인들이 즐겨 먹는 과자인 '죠리퐁'과 '버터와플'의 발명자인 저자는 크라운해태제과를 예술 지능(AQ:Artistic Quotient)으로 무장한 '창조자 집단'으로 변모시킨 이야기를 담담히 들려준다.

광화문광장에서 눈뭉치를 조각하고, 버려진 과자 박스로 예술 작품을 만들ek.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서 판소리와 가곡, 종묘제례악을 공연하며 모임이 있으면 자작시를 낭송한다. 조각가나 국악인, 시인과 같은 예술가들의 일상이 아니라 크라운해태제과 임직원들의 이야기이다.

'과자는 마음이다'는 시간순으로 사건을 나열한 기존 최고 경영자와 대기업 창업주들의 자서전과는 달리 인생의 시기별로 8개의 키워드에 따라 자신이 겪은 삶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줄탁동시' '선택 후 집중' '몰입' '목계' '심부재언 시이불견' '몸과 마음에 배어들게하라' '등고산해야 망사해할 수 있다' '동락'의 8개 키워드는 윤영달 회장이 50년 가까이 기업 경영자로 활동하면서 인생과 경영에서 중요한 덕목으로 체득한 것들이다.

또 크라운해태제과의 대표적인 과자인 '크라운산도' '죠리퐁' '버터와플' '허니버터칩' 등의 개발 비화를 담은 '과자이야기'와 저자가 경영 일선에서 체득한 인재론인 '구궁인재론'(九宮人財論)도 수록했다.

저자가 크라운제과의 부도 위기를 크로스마케팅이라는 창조적 경영 기법으로 이겨내고 해태제과를 인수하기까지의 시간은 시련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이런 고통 속에서 저자는 과자를 '꿈의 매개체'로 새롭게 정의하고 자신을 포함해 이를 생산하는 크라운해태직원들이 '창조자'로 변모할 수 있는 길을 찾아냈다.

그리고 10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자신의 이런 꿈을 위해 끊임없이 전진해왔다. 그는 대한민국이 21세기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예술을 삶에서 자연스럽게 향유하고 이를 통해 창조력을 향상할 수 있도록 교육과 사회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업 이윤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문화 행사 후원과 주최, 직원들의 AQ 향상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한, 한국의 대표적 메세나인 저자의 제언((提言)은 우리 시대에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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