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부터 대한민국에서 ‘미투(me too) 운동’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음지에 있던 성폭력 피해 여성들의 사례가 피해자 본인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이들의 목소리가 사회적으로 주목받고, 또 반향을 일으키자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졌다. 다만 여권(女權) 신장에 목적을 둔 페미니즘이 ‘역차별’을 발생시킨다는 일각의 주장도 제기되면서 성별 대립의 양상도 나타났다. 이에 미디어펜은 ‘아름다운 동행’ 연재를 통해 진정한 페미니즘의 발현을 위한 방법을 찾아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아름다운 동행-페미니즘①]대한민국 #미투…사회 전반에 ‘경종’ 울리다

[미디어펜=김동준 기자]올해 초 서지현 검사의 검찰 내 성폭력 폭로를 필두로 불기 시작한 대한민국 ‘미투(me too)’ 열풍은 이제 대한민국의 사회적 흐름으로 자리했다. 다만 미투로 인한 부작용이 일각에서 제기되자 반대 급부적인 ‘힘투(him too)’도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미투의 기원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뉴욕의 시민운동가 타라나 버크가 처음 고안한 미투는 지난해 할리우드의 거물급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이 수십 년간 여배우와 여직원들에게 성폭력을 가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특히 할리우드발 미투는 전 세계적으로 미투 운동이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

국내에서는 올해 1월 당시 창원지검 통영지청 소속 서지현 검사가 JTBC ‘뉴스룸’에 출연해 2010년 자신이 당한 성추행을 폭로하면서 본격화됐다. 서 검사의 미투가 주목받자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월 “곪을 대로 곪아 언젠가는 터질 수밖에 없었던 문제가 이 시기에 터진 것“이라며 ”피해자들의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고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후 정치권은 물론 문화계와 연예계 등에서도 미투가 대두되면서 피해 사례들이 속속 양지로 나타났다. 비서를 성폭행 한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미투의 동력이 떨어진 게 아닌가 했지만, 문화계에서 터진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의 사건은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아 ‘미투 1호 실형’ 판결이 됐다.

이에 최근의 미투는 소극적인 활동에서 벗어나 실제 ‘행동(Movement)’으로 옮겨지는 ‘페미니즘 운동’으로 확대된 모양새다. 혜화역으로 모인 ‘여심(女心)’은 이제 사회에 병폐처럼 도사리는 ‘몰카’나 ‘여성혐오’ 등을 규탄하는 집회로 대표성을 띠고 있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는 ‘페미니즘 시장’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신지예 녹색당 후보가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한편, 미투가 사회를 변화시키고는 있지만, 반대로 너무 과한 것 아니냐는 견해도 나온다. “거짓 미투에 당했다”며 무고 등 피해를 입은 남성들의 목소리가 한데 모이면서 발생한 힘투의 원인도 이 같은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또 성범죄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유·무죄가 따져지기 전 ‘낙인’이 찍히는 점도 힘투의 이유 중 하나다.

선의의 뜻에서 출발한 미투가 이제는 혐오를 부추기고 있다는 여론마저 생겨나면서 전문가들은 특정 사안을 정치적으로 해석하기보다 사안의 본질을 먼저 살피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황상민심리상담소 소장 황상민 박사는 cpbc라디오 인터뷰에서 “성별 관련 차별현상이 일어날 때 성별 기준에 의해 판단되는 게 아니라 그 사건이나 현상 자체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 사회가 충분히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미투(me too) 운동’을 통해 재판에 넘겨진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에게 1심에서 징역 6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이는 미투를 통한 실형 판결이 나온 첫 사례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