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DGB금융지주와 하이투자증권 노조가 그동안 마찰을 빚었던 고용안정협약에 사인하면서 길었던 노사 갈등에 종지부를 찍었다. DGB금융은 이번 고용안정협약 체결 이후 은행·증권·보험사를 모두 갖춘 종합금융그룹으로 나설 채비를 마쳤다는 평가다. 단, 하이투자증권 노조가 신임 CEO 내정에 반대 입장을 내고 있어 마지막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GB금융지주와 하이투자증권 노조가 긴 협상 끝에 이달 초 고용안정협약을 드디어 체결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DGB금융과 하이투자증권 노조는 5년간 고용보장과 단체협약 승계 등을 담은 고용안정협약에 사인했다. 최종 날인은 이달말 하이투자증권 주주총회가 끝난 이후가 성사될 것으로 예측된다. 

   
▲ 사진=하이투자증권


그간 DGB금융과 하이투자증권 노조 측은 여러 차례 고용안정협약에 관해 협상을 해왔지만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해 상황이 공전돼 왔다. 노조는 이미 현대중공업 체제에서 구조조정을 경험했기 때문에 고용 보장에 상당히 민감한 입장을 표명해 왔다. 한편 지주 측은 리테일 사업부의 ‘실적 개선’ 논의를 요구하면서 각을 세워왔다. 

한편 DGB금융은 지난달 12일 금융위원회로부터 하이투자증권 인수승인을 받았다. 이번 고용안정협약으로 노조와의 갈등까지 해결하면서 ‘종합금융그룹’으로의 행보에 속도를 실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 가운데 하이투자증권의 새 대표이사에는 김경규 전 LIG투자증권 대표가 내정됐다. 김 내정자는 오는 30일 임시 주총에서 사내이사 선임 안건으로 상정돼 최종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김 내정자는 LG그룹 기획조정실과 LG투자증권 법인영업본부장, 우리투자증권 주식영업본부장을 지내며 특히 ‘법인영업’에 강점을 가진 인물로 평가 받는다. 

한 가지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는 부분은 하이투자증권 노조가 김 내정자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 내정자는 과거 LIG투자증권 대표 재직 당시 권고사직, 대기발령 등 구조조정을 추진한 전력이 있다. 노조로서는 이 전력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노조 측은 김 내정자가 DGB금융 산하 증권사 수장으로 적절치 않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한 관계자는 “김 전 대표는 전형적으로 법인영업에 특화된 인물”이라며 “금융지주 체제 하에서 증권회사를 이끌만한 적임자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긴 진통 끝에 고용안정협약에 대한 합의를 본 하이투자증권 노사는 이제 신임 CEO 내정을 놓고 논쟁을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DGB금융이 종합금융사로서의 오랜 숙원을 눈앞에 두고 있는 만큼 이번 갈등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마지막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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