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가톨릭 모두 종북 좌파에 휘둘리는 현실
전면적 자기갱신 노력 없이 대한민국 미래 없어
기독교가 위기다. 지난 5월 법무부 인권국장이 "기독교는 혐오집단이며, 기독교와 타협은 없다"는 폭언이 심상찮다. 정부가 반기독교 선전에 나선 모양새 때문인데, 기독교 단체 '에스더기도모임'을 가짜뉴스 공장으로 몰아가는 한겨레의 공세도 사납다. 그런 까닭으로 기독교 탄압 얘기가 나오는 판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문제로 가톨릭이 출렁댄다. 김정은에게 천사의 날개를 달아주자는 건가, 북한 선교의 문이 열리는 것인가? 실은 개신교-가톨릭 모두 좌익이념에 오염된 지 오래라서 문제다. 대한민국이 아픈데 기독교는 더 아픈 지금의  현주소를 두 차례 칼럼으로 나눠 싣는다. [편집자 주] 

   
▲ 조우석 언론인
"가톨릭이야 대놓고 좌빨 노릇을 하고, 그래서 거대한 빨갱이 양성소라는 냉소까지 받지만, 실은 개신교는 더 못 되고 문제 있습니다. 멀리 갈 게 없습니다. 'WCC(세계교회협의회)가 뭐가 문제냐?'고 묻는 목사들이 수두룩하거든요. 영향력께나 있다는 이일수록 WCC를 감쌉니다. 이게 바로 이 나라 개신교의 부끄러운 현주소가 아니겠습니까." 

애국 목사 한 분이 해준 말이 귀에 쟁쟁하다. 일반인에겐 낯선 WCC는 세계교회협의회의 약칭인데, 에큐메니컬 운동 즉 교회일치운동을 지향하는 초교파적인 교회협의체로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가 있다. 그러나 희한하게도 친공산주의 기독교, 즉 용공(容共) 기독교를 대변해서 말썽이다. 

어떻게 문제냐고? 2013년 말 부산에서 열린 WCC 제10차 총회만 봐도 많은 게 드러난다. 그 총회는 김삼환 당시 명성교회 목사가 준비위원장이었고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감리교, 한국기독교장로회, 성공회 등 한국교회가 다수가 참여했다. 당시 WCC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관한 성명서'를 채택했는데, 놀랍게도 사실상의 이적(利敵)선언문이었다. 

▲남북 교회의 협력과 연대▲정전협정의 평화협정 대체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 해제 ▲외세의 한반도에서의 모든 군사훈련 중단 등 김정은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했다. 5년 뒤인 지금 남북한 돌아가는 게 꼭 WCC의 저주인 듯해서 섬뜩할 지경이다. 그 목사는 이렇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거 아시죠? WCC는 코민테른의 하수인이라고 해서 이승만 박사가 미국 시카고에서 열렸던 1954년 한국대표단의 WCC 2차 총회 참석을 막았거든요." 그의 한숨이 나의 한숨이다. 한국교회는 비신자인 내게 관심이다. 재삼 밝히지만 이유는 한국기독교는 신앙공동체를 넘어 근현대사의 뼈대이기 때문이다. 그 기독교에 교회공동화, 신자 고령화도 걱정이지만, 다른 소리도 들려온다.

크고 작은 교회가 개혁세력으로 위장한 종북좌파에 흔들리고 있다. 교회 세습이나 운영상의 비리 등으로 약점이 잡혔고, 내부는 좌빨 냄새 물씬한 자유주의 신학 내지 해방신학으로 교체됐다. 그걸 "교회에 들이치고 있는 마귀"라고 담대하게 말하는 이는 극소수다. 신학대의 교양 커리큘럼까지 이미 '의식화의 스승' 리영희 류의 왜곡된 지식정보로 짜여져 있다.

교회-신학-교인의 세 요소가 위기라는 게 내 판단이다. 전통적인 복음주의 보수신학을 따르는 이는 소수인데, 한국교회의 풍경이 이렇게 바뀌었다. 그래서 타종교에도 구원이 있다고 보는 다원주의가 강세이고, 성소수자(동성애) 등 다양성을 인정하자는 분파도 무시 못한다.

이러저런 이유 때문에 교회 내부는 갈등이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가면 해방신학-민중신학과 연결된다. 멀리 갈 게 없다. 경기도지사 이재명의 경우 분당우리교회 신자인데, 입만 열면 '예수=혁명가' 타령이다. 이런 상황에서 목회자도 오염됐지만, 뭘 안다 해도 제 목소리를 못 낸다. 목소리를 내면 목사와 생각이 다른 신자들이 우르르 다른 교회로 옮겨가기 때문이다.

   
▲ 2013년 부산에서 열린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관한 성명서'를 채택했다. 그 내용은 남북 교회의 협력과 연대정전협정의 평화협정 대체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 해제 외세의 한반도에서의 모든 군사훈련 중단 등 김정은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했다. 사진은 지난 2013년 11월 8일 제10차 세계교회협의회(WCC)가 부산 벡스코 제1전시실에서 SSM 수도회의 마이클 랩슐리 사제의 예배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국사회는 이념적 합의가 깨진 지 오래인데, 이걸 치유해야할 교회도 망가진 꼴이다. 이 현상이 20년을 넘긴다. 한국사회가 한국병에 걸려 신음할 때 교회도 동시에 쭈그러든 것이다 개신교가 앓는 몸살에 비해 가톨릭은 또 다르다. 위계서열로 유명한 그곳이지만 지금은 조직 전체가 망가졌다. 

그래서 가톨릭은 '거대한 빨갱이 양성소'라는 지적을 받아도 반박하는 사람 하나 없다. 염수정 추기경은 무능력에 허수아비 신세이고, 이틈에 주교들은 좌파 정부에 동조해 날뛴다. 실로 참담한 상황인데, 가톨릭 최고의결 기구 주교회의가 가톨릭매스컴대상에 JTBC 손석희를 선정했다는 것 자체가 가톨릭의 현주소를 새삼 보여준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도화선이 된 타블렛PC 보도가 수상 이유인데, 그게 벌써 2년 반 전 일이다. 당시 평신도들은 왜곡보도, 가짜뉴스의 주범 손석희에게 월계관을 씌워준 주교회의를 규탄해도 저들은 꿈쩍도 않는다. 사제와 평신도 사이는 이미 금이 갔다.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다.

가톨릭은 한국사회 좌경화의 견인차다. 2008년 광우병 때 앞장 선 것도 가톨릭이지만, 이전부터 그랬다. 일테면 KAL 폭파테러범 김현희 재조사 요구 등 그녀를 괴롭히는 일에도 앞장섰다. 즉 가짜 김현희 만들기가 시작된 건 2004년인데, 그 꼭 1년 전 가톨릭 정의구현사제단이 먼저 바람을 잡았다. 사제 162명이 KAL기 진실 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직후 바톤을 이어 받은 게 MBC 'PD수첩' 등 지상파였다. 이게 대체 좌익 신부들의 정치놀음이 아니면 뭘까? 이 꼴을 보기 싫은 신도들이 성당에 등 돌린다. 대수천(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모임) 등을 조직해 대응하지만, 고질적 이념편향에 돈맛 권력맛까지 알아 버린 사제들은 마이동풍이다.

지난 번 글대로 가톨릭은 등록 신자 574만 명 중 80% 전후한 463만 명이 냉담자인 것도 그런 이유다. 전성기는 고(故) 김수환 추기경 때였다. 가톨릭의 융성은 그가 가톨릭의 어른으로 중심을 잡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런 구심점 역할을 지금의 염 추기경은 엄두도 못 낸다. 즉 한국의 개신교-가톨릭 모두 골병이 들었다. 교회가 세상 구원을 위해 일하지 않고, 세상이 교회를 걱정해야 하는 판이 됐다. 

그리고 단언하지만 기독교(개신교+가톨릭)이 망가진 이유는 크게 보야 구조가 같다. 교회 공동화, 신자 고령화 현상에 더해 개혁세력으로 위장한 종북좌파에 교회 안팎에 스며든 것이다. 이통에 신자들도 흔들리지만 목사-사제 등 목회자 스스로가 좌익 이념에 노출돼 반대한민국 성향으로 치닫고 있다. 저들은 이미 어찌 해볼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그리고 교회의 구조적 위기란 한국사회의 몰락 징후와 같은 궤적이다. 민주화 항쟁으로 만들어진 87년 체제 이후 용공 좌익이 민주화 세력으로 위장해 사회 각 부문에 침투했다. 이후 한국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졌지만, 언론-문화-대학 등 문화권력을 탈취한 좌익이 세상을 흔들어댄 것도 그때 이후다. 

그렇다면 문화권력이 탈취당할 때 교회도 함께 빼앗긴 건 아닐까? 그걸 되물어야 할 시점이 지금이다. 실제로 70년대 김일성이 "우선적으로 교회에 침투하라. 자격증도 학력도 필요 없고, 오래 신임만 받으면 교회를 통째로 접수할 수 있다"는 대남 통일전선 지령을 내렸다는데, 지금 그게 현실화된 국면은 아닐까? 더욱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문제로 가톨릭이 출렁댄다.

그게 성사될 지는 또 다른 문제이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중매 서고 김정은이 수혜자가 되는 교황의 방북이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온다고 믿는 이들은 거의 없다. 악마에게 천사의 날개를 달아주는 효과가 걱정될 뿐이다. 그래서 묻는다. 2018년 가을, 한국기독교는 어디에 서 있는가? /조우석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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