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가 드디어 오늘(19일)부터 준플레이오프에 돌입한다. 5전 3선승제의 시리즈를 통과해야 정규시즌 2위 SK 와이번스가 기다리는 플레이오프에 올라갈 수 있다.

암흑기를 끝내고 11년 만에 감격적인 가을야구를 하게 된 한화, 대표이사가 구속되고 주전선수가 불미스런 일로 이탈하는 악재 속에서도 선전하며 2년만에 포스트시즌 무대에 복귀한 넥센. 두 팀의 대결에서 누가 웃게 될 것인지 야구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정규시즌 맞대결에서 두 팀은 8승 8패로 팽팽히 맞서 이번 준플레이오프 승부를 예측하기 쉽지 않다.

두 팀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가성비 으뜸인 효자 외국인타자가 있다는 점이다. 한화 제러드 호잉과 넥센 제리 샌즈다.

   
▲ 사진=한화 이글스, 넥센 히어로즈


호잉은 70만달러에 계약하며 올해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한화가 '육성형 외국인선수' 정책을 천명했듯 호잉도 경력보다는 발전 가능성을 보고 뽑았으며, 연봉은 10개팀 외국인 타자 가운데 9위에 해당하는 저렴한 몸값이었다.

그러나 호잉은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한화가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성적을 내며 정규시즌 3위에 오르기까지 호잉의 공은 절대적이었다. 호잉은 142경기나 출전해 3할대 타율(0.306)과 30홈런 110타점을 올렸다. 팀 주포인 김태균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을 때 중심타선을 든든히 지켜준 선수가 바로 호잉이었다. 장타력 외에도, 땅볼을 치면 전력 질주를 하고 도루도 23개나 할 정도로 적극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성격도 밝고 원만해 덕아웃의 활력소가 되며 성적 이상의 기여를 했다.

샌즈는 '굴러온 복덩이'나 마찬가지다. 부진에 시달린 마이클 초이스를 퇴출하고 8월초 뒤늦게 대체선수로 영입한 샌즈는 잔여기간 연봉이 10만달러밖에 되지 않았다. 그런데 적응기를 생략한 채 25경기 출전해 3할1푼4리의 높은 타율에 12홈런을 날렸다. 거의 두 경기당 1개꼴로 홈런을 양산하며 넥센 타선에 엄청난 무게감을 실었다. 시즌 후반기 대체 외국인타자로 영입한 선수들 가운데 역대급 활약을 펼치며 막판 치열했던 순위 다툼에서 넥센이 4위를 차지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호잉이나 샌즈나 포스트시즌에서도 팀의 중심타선에 포진해 결정적인 역할을 해줘야 할 핵심 전력이다.

그런데 최근 타격감 면에서는 호잉 쪽이 걱정스럽다. 호잉은 시즌 막바지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정규시즌 종료 직전 10경기 성적에서 호잉이 타율 2할2푼2리 1홈런에 그친 반면 샌즈는 4할4푼7리 고감도 타율에 9홈런을 몰아쳤다. 확연한 온도 차가 있었다. 샌즈는 KIA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2타점 2루타와 쐐기 투런홈런을 날리며 4타점이나 올리는 활약으로 넥센의 10-6 승리에 주역이 됐다.

호잉이 정규시즌 종료 후 5일간의 휴식을 통해 체력 회복을 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린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샌즈가 절정의 타격감을 이어가 또 가공할 화력을 뽐낼 것인가. 한화와 넥센의 이번 준플레이오프 시리즈의 주요 관전포인트 중 하나가 바로 효자 외국인타자의 방망이 맞대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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