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그저 바라만 보고 있지, 그저 눈치만 보고 있지”

최근 손해보험업계를 보고 있자면 떠오르는 노랫말 한 소절이다. 자동차보험료 인상요인에 대해 모두 공감하고 있지만 어느 곳 하나 먼저 보험료 인상 얘기를 꺼내지 못하고 있는 업계 분위기를 대변하는 것 같다. 

업계에선 리딩기업인 삼성화재의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대놓고 “삼성화재가 움직여야 다른 보험사들도 눈치를 보고 인상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얘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업계의 지나친 삼성 의존도가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전반적인 업계 분위기는 삼성화재가 보험료 인상의 첫 스타트를 끊길 바라고 있지만 아직까진 잠잠한 분위기다. 삼성화재는 앞서 상반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오는 10월말에서 11월 초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힌바 있다. 

삼성화재의 어깨도 무겁다. 인상요인은 뚜렷하지만 완전경쟁 시장인 자동차보험업계에서 경쟁사의 눈치를 봐야하는 것은 1위 기업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룰이기 때문이다.

자동차보험료 인상요인은 모두 공감한다. 정비요금 인상과 최저임금 인상, 엎친데 덮친격으로 올해 7,8월 기습적인 폭염과 폭우가 더해지며 손해율까지 급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상요인만 따져보고 무조건적으로 보험료를 인상하게 된다면 일시적으로 손익이 올라갈 순 있지만 더 싼 보험료를 찾는 고객들의 이탈로 인해 매출이 떨어질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단순히 계산기를 두드려서 찾을 수 있는 해답이 아닌 것이다. 

얼마나 인상을 할지도 논란의 중심이다. 업계에선 인상요인과 손해율 등을 고려해봤을 때 7~8%대의 인상률이 적절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금융당국은 자동차보험료 인상률이 2%를 넘어서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이에 업계에선 보다 눈을 낮춰 3~4%대의 인상폭이 현실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모든 업계와 언론의 눈이 삼성화재로 향해있다. 예정대로 10월말 혹은 11월초 삼성화재가 업계의 부담을 온몸으로 짊어지고 보험료 인상을 단행할지에 대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언제까지 삼성화재가 어미새처럼 먼저 날개짓을 시작해 바람을 막아주고, 타 보험사들에게 먹이를 물어다 줄 수 있을지. 언제까지 타 보험사들이 삼성화재 그늘 뒤에 숨어 편익을 취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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