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넥센이 첫 판을 승리로 장식하고 기선을 제압했다. 넥센이 잘했다기보다는 한화가 숱한 찬스에서 후속타가 나오지 않고 주루사를 남발하며 자멸해 승리를 헌납했다고 할 수 있는 경기였다.

넥센 히어로즈는 1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8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한화 이글스를 3-2로 물리쳤다. 선발투수 해커의 호투와 4번타자 박병호의 홈런포가 넥센에게 원정 첫판 승리를 안겼다.

한화는 12안타를 치고 3개의 볼넷을 얻어냈으며 상대 실책이 3차례나 나왔음에도 지독한 '변비야구'로 2득점에 그치며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11년만에 가을야구를 치러서인지 분위기가 들뜨고 경험 부족이 드러나 답답한 경기를 펼쳤다.  

3회까지 0-0의 균형이 이어졌다. 한화가 3회말 최재훈의 안타와 정은원의 볼넷으로 무사 1, 2루의 좋은 기회를 잡고도 정근우(삼진) 이용규(좌익수 뜬공) 호잉(삼진)이 진루타 하나 치지 못하고 선취점을 뽑지 못했다.

그러자 4회초 넥센이 샌즈의 2루타에 이어 박병호의 투런홈런으로 가볍게 2-0 리드를 잡았다.

5회까지 넥센 선발투수 해커의 기교를 앞세운 노련한 피칭에 말려 무득점으로 묶였던 한화는 6회말 상대 실책을 틈타 만회점을 뽑았다. 선두타자 하주석이 친 땅볼을 넥센 2루수 김혜성이 포구하지 못하고 뒤로 흘리는 실책을 범했다. 하주석은 다음 송광민이 삼진을 당할 때 2루를 훔쳤고, 상대 폭투로 3루까지 갔다. 최재훈이 찬스를 놓치지 않고 좌중간 2루타를 쳐 1-2로 따라붙었다.

하지만 한화가 패스트볼로 이어진 1사 3루의 동점 기회에서 정은원(삼진)과 정근우(3루 땅볼)가 해결을 해주지 못하자, 돌아선 7회초 넥센이 다시 달아나는 점수를 냈다. 임병욱의 안타와 진루타 후 대타 송성문이 좌전 적시타를 쳐 3-1을 만들었다.

한화는 7회말 호잉의 3루타와 이성열의 2루타가 이어져 다시 한 점 차로 따라붙었지만 이후 공격에서도 아쉬운 플레이가 속출했다. 양성우의 유격수 땅볼 때 2루주자 이성열이 무리하게 3루로 뛰다 아웃됐고, 이어진 2사 2루에서 하주석의 3루 땅볼 때 1루 송구가 옆으로 치우치는 실책이 나왔을 때는 3루로 간 양성우가 오버런해 횡사하며 공격 흐름이 끊겼다.

한화는 8회말에도 송광민의 안타, 지성준의 볼넷, 정근우의 내야안타로 1사 만루의 황금 찬스를 만들고도 믿었던 이용규(3루수 뜬공)과 호잉(1루 땅볼)이 범타로 물러나면서 한 점도 뽑지 못해 아쉬움을 삼켰다.

넥센은 해커가 5⅓이닝을 던지며 8안타와 2볼넷을 내주고도 실점을 1점(비자책)밖에 하지 않으며 버텨낸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이어 나온 이보근이 1⅔이닝 1실점하며 추격점을 내주긴 했으나 오주원(⅓)에 이어 김상수(1⅔이닝)가 경기 후반을 책임지며 리드를 지켜냈다. 특히 김상수는 8회말 1사 1, 2루에서 등판, 정근우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해 만루까지 몰렸으나 후속타를 봉쇄하고 스스로 위기 탈출을 한 후 9회까지 잘 마무리했다.

한화 투수진 역시 호투를 했다. 선발 헤일은 6이닝 2실점으로 제 몫을 충분히 해냈다. 권혁이 7회 두번째 투수로 등판했다가 임병욱 한 타자에게 안타를 맞고 물러난 것이 실점으로 연결됐을 뿐 이후 마운드에 오른 박상원 김범수 송은범 이태양은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다. 결국 잇따른 주루사와 찬스 때마다 침묵한 타선이 이날 한화의 패인이 됐다.